UFC 챔피언 코너 맥그리거(왼쪽)와 무패 복서 플로이드 메이웨더. 맥그리거와 메이웨더의 대결은 8월 27일(한국시간) 펼쳐진다./사진=UFC 맥그리거 페이스북.
[한국스포츠경제 박종민] 지상 최강의 포식자 호랑이와 바다 먹이사슬의 끝판왕 상어가 싸우면 누가 이길까.
'49전 무패 복서' 플로이드 메이웨더 주니어(40ㆍ미국)와 UFC 라이트급 챔피언(21승 3패) 코너 맥그리거(29ㆍ아일랜드)가 오는 27일(한국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의 T-모바일 아레나에서 12라운드 슈퍼웰터급(69.85㎏) 복싱 대결을 벌인다. 둘의 대결은 호랑이와 상어의 싸움에 비유된다.
메이웨더가 맥그리거의 도전을 받는 식이다. 복싱 룰로 진행되는 데다, 경력에서 메이웨더가 맥그리거를 압도하기 때문이다. 맥그리거는 메이웨더의 하체를 가격할 수 없으며 발차기도 할 수 없다. 두 주먹 만으로 ‘전설의 복서’를 넘어뜨려야 한다.
맥그리거는 10대 때 복싱을 한 적이 있지만, 어디까지나 아마추어 수준이다. 경기에 나선 적도 없는 초보자다. 세계적인 복서들도 이기지 못한 메이웨더를 ‘초보 복서’ 맥그리거가 이긴다는 생각은 사실 ‘넌센스’에 가깝다. 바다에서 제왕으로 군림하는 상어도 뭍에 나오면 꼼짝하지 못해 호랑이의 먹이가 될 가능성이 크다.
1980~1990년대 헤비급 최강 복서였던 ‘핵주먹’ 마이크 타이슨(51ㆍ미국)은 앞서 5월 메이웨더의 승리를 점쳤다. 그는 “맥그리거가 아무리 UFC 최강자라 해도 ‘가비지(Garbage) 타임’이 생기게 될 것이다"고 내다봤다. 이어 “맥그리거는 복싱 링에서 만큼은 메이웨더를 당해낼 수 없다. 공정하지 않은 경기다. 맥그리거는 다재다능한 선수다. 나는 두 선수가 UFC 룰로 싸우는 것을 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종합격투기 전문지 MMA 파이팅의 아리엘 헬와니(35ㆍ캐나다) 기자는 24일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데이나 화이트(48ㆍ미국) UFC 대표의 예상을 전했다. 화이트 대표는 “맥그리거가 메이웨더를 KO시킬 것(Knock out)이다”고 기대했다.
승부는 예측할 수 없다고 한 전문가도 있다. 복싱 챔피언 출신인 홀리 홈(36ㆍ미국)은 "둘 다 승리할 기회는 있다“며 ”맥그리거의 경기 스타일과 스탠스는 메이웨더를 위협할 만하다. UFC 선수인 맥그리거가 이기기 위해선 경기 초반을 공략해야 한다. 경기가 길어질수록 메이웨더가 유리할 것이다"고 말했다.
UFC에서는 보통은 3라운드, 메인이벤트는 5라운드 경기를 펼치며 경기 시간은 25분이다. 하지만 이번 대결은 최대 12라운드, 총 36분으로 진행된다. 맥그리거는 자신이 치르던 UFC 경기보다 약 1.5배 많은 경기 시간을 소화해야 한다. 복서 출신으로 이후 UFC 선수로 전향한 경력이 있는 홈은 두 종목의 차이를 잘 알고 있기에 메이웨더와 맥그리거의 승부 예측에 조심스러운 입장을 드러낸 셈이다.
승부 못지 않게 관심을 끄는 대목은 대전료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전 세계 200개국에 중계될 이 대결로 메이웨더는 약 2억 달러(약 2,250억 원), 맥그리거는 최소 1억 달러(1,125억 원) 이상을 손에 쥘 것으로 전망했다. 승부에선 메이웨더가 이겨도 본전이지만, 어쨌거나 양쪽 다 천문학적인 수입을 올릴 수 있는 기회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메이웨더와 맥그리거의 경기 매출이 6억 달러(약 6,767억 원)를 넘어 설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지구촌 최대의 스포츠 이벤트 중 하나인 미국프로풋볼(NFL) 슈퍼볼의 매출 5억 달러(약 5,638억 원)보다 훨씬 많은 금액이다.
박종민 기자 mini@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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