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가자 “의무대 왔더니 군의관ㆍ의무병 부재”
“코앞 병원 두고 국군병원 이송 어이 없어”
강원 춘천시의 한 야산에서 을지훈련과 연계한 야간 훈련 중이던 예비군이 말벌에 쏘여 응급처치를 받는 등 소동이 빚어졌다.
23일 육군 모 부대에 따르면 지난 22일 오후 7시 55분쯤 춘천시 칠전동 인근 군부대에서 야간 작계 훈련 중이던 A(26)씨 등 예비군 13명이 말벌에 쏘였다. 벌에 쏘인 예비군들은 군의관으로부터 응급처치를 받은 뒤 춘천 국군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다. 일부는 병원으로 옮겨진 뒤에도 전투복 안으로 파고든 벌 때문에 고통을 겪어야 했다.
이들은 이날 야간 진지 점령을 위해 군 부대 외곽과 높이 100m 미만의 야산에 올라갔다가 벌들로부터 공격을 받았다. A씨는 “산을 오르던 중 위쪽에서 ‘악’하는 비명이 여러 차례 들렸다”며 “밤이라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산에서 서둘러 내려오다가 뒤통수와 팔뚝 등을 쏘였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이날 훈련에 참가한 예비군들은 군 당국의 안일한 대응에 분통을 터뜨리기도 했다.
한 예비군은 “산에서 내려와 의무대로 이동했으나 군의관이나 의무병이 없어 아예 불가능했다”며 “응급차량을 신속히 불러달라고 요청했지만 20분 가량이 지나서야 버스 한 대가 와 단체로 이동했다. 기다리다 직접 벌침을 뽑아낸 사람도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훈련 참가자는 “부상자들이 고통을 호소했으나 한동안 우왕좌왕하다 ‘호흡곤란이나 어지럼 증세가 없느냐’는 질문이 응급치료의 전부였다”며 “군대에서는 다친 사람만 억울하다는 말이 새삼 떠오르는 하루였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이에 대해 군 당국은 “민간병원 치료 등 부상자들을 절차에 따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박은성 기자 esp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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