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ㆍ하나카드도 인니ㆍ일본 공략
가시적인 성과까지는 시간 걸려

신용카드사들의 해외 진출이 가속화하고 있다. 국내 카드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른 데다 가맹점 수수료율도 낮아져 수익성이 악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신용카드업 진출을 노리는 인터넷전문은행의 등장도 부담이다.
카드사들이 가장 먼저 눈독을 들이고 있는 곳은 성장 가능성이 높은 아시아 시장이다. 비씨카드(사장 채종진)는 23일 인도의 지불결제기관 NPCI와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신규 사업 추진 등에 뜻을 모았다고 밝혔다. 이번 협약으로 비씨카드 국내 전용카드를 인도에서도 쓸 수 있게 됐다. 인도 전용 카드도 우리나라에서 결제할 수 있게 된다. 두 회사는 제휴카드 출시 등 신규 사업도 함께 추진할 예정이다. 비씨카드 관계자는 “인도는 세계 2위 인구 대국인데다 연간 경제 성장률도 7%에 달하는 반면 카드보급률은 30% 미만”이라며 “발전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신한카드는 지난해 말 카드사 최초로 해외 금융당국으로부터 신용카드 사업을 승인 받았다. 인도네시아에 법인을 세운 신한카드는 현지 상품을 출시해 회원을 받고 있다. 인도네시아 역시 젊은 인구가 많아 경제성장이 기대되는 시장 가운데 하나다.
하나카드도 최근 일본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이 연간 600만명에 달한다는 점에 주목해 일본에 자회사를 세우고 중국 관광객을 대상으로 위챗페이 관련 업무를 시작했다. 중국 소비자가 일본에서 모바일 결제시스템인 위챗페이로 결제하면 하나카드가 결제대금을 먼저 지급하고 이후 위챗페이에서 해당 결제대금과 수수료를 받는다.
우리나라보다 금리가 높다는 점을 이용해 대출사업에 나서기도 한다. 신한카드와 우리카드는 미얀마에 현지 법인을 세워 소액대출 사업을 벌이고 있다.
KB국민카드는 미국 최대 한인은행과 손잡고 현지 교민, 장기체류 내국인 등을 대상으로 카드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아시아를 넘어선 틈새시장 공략이다.
이처럼 카드사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해외 사업 추진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아직 눈에 띄는 성과가 없다는 점은 풀어야 할 숙제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국내 사정이 워낙 답답하다 보니 새로운 시장을 두드리고 있지만 나라마다 지급결제 문화가 달라 가시적 성과가 나오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권재희 기자 luden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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