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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매도 과열종목 기준 완화… 처벌도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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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매도 과열종목 기준 완화… 처벌도 강화

입력
2017.08.23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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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달부터 코스피 2.3거래일마다

과열종목 나올 수 있도록 조정

규제 위반 과태료 최대 5400만원

3년 새 처벌 20여건에 그치고

외국인은 적발 어려워 한계

모바일 게임 ‘리니지M’ 출시 기대감에 올 들어 고공행진을 거듭하던 엔씨소프트 주가는 정작 게임 출시를 하루 앞둔 지난 6월20일 11.4%나 폭락했다. 리니지M에 아이템을 사고 팔 수 있는 거래소 기능이 빠진다는 소식이 악재로 작용했다. 개인투자자들은 공매도 세력을 폭락의 주범으로 지목했다. 주가 하락을 예상하고 투자하는 공매도 물량이 쏟아지며 주가 급락을 부추긴 측면이 크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날 하룻동안 거래된 엔씨소프트의 공매도 물량은 19만6,000여주(비중 17%)로 2000년 상장 이후 가장 많았다. 배재현 부사장이 보유 주식 8,000주를 매도했다는 공시가 장 마감 후 나오자 게임 출시일(21일)엔 31만여주, 그 다음날(22일)엔 28만여주가 추가로 쏟아졌다. 40만원을 웃돌던 주가는 34만원선까지 곤두박질쳤다. 하지만 정작 엔씨소프트는 공매도를 제한하는 ‘과열종목’엔 지정되지 않았다. 공매도 제도가 실효성이 없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금융당국이 23일 공매도 규제를 강화하는 내용의 개선안을 내놨다. 엔씨소프트와 같은 사례가 생기지 않도록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 기준을 대폭 완화하고 공매도 규정을 위반한 투자자에 대한 처벌수위를 높인 게 골자다. 그러나 그간 공매도 규정을 위반해 처벌 받은 투자자가 거의 없는 만큼 이 같은 조치가 비정상적 공매도 거래를 줄이는 데 얼마나 효과를 낼 지는 미지수다.

당국은 비정상적 공매도로부터 개인투자자를 보호한다는 취지로 지난 3월부터 공매도 과열종목 지정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하지만 제도 시행 이후 4개월 동안 과열종목으로 지정된 종목은 11개에 불과했다. 이에 정부는 9월말부터 코스피는 2.3거래일, 코스닥은 0.8거래일마다 과열종목이 나올 수 있도록 지정 기준을 대폭 완화하기로 했다. 엔씨소프트처럼 하루 공매도 비중이 20%가 넘지 않더라도 주가가 10% 이상 빠지고 공매도 거래대금이 직전 40거래일 평균 공매도 거래대금의 6배(코스피 기준)를 넘기면 과열종목으로 지정할 수 있도록 했다.

공매도 규제를 위반한 투자자에게 물리는 과태료 기준도 대폭 높였다. 시장거래가격 밑으로 호가를 낼 수 없도록 한 규제(업틱룰) 위반 시 과태료는 750만~1,500만원에서 최대 5,400만원까지 올라갔다.

그러나 2014년 이후 공매도 규정 위반 처벌건수는 20여건에 불과하다. 현실적으로 외국인 투자자는 적발하기도 쉽지 않다. 개인투자자의 공매도 활성화 방안이 빠진 점도 한계로 지적된다. 금융위 관계자는 “당국이 공매도 과열종목 거래자를 상대로 규제위반 행위를 집중 조사하는 것만으로도 거래자의 경각심을 고취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동욱 기자 kdw1280@hankookilbo.com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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