씨수소 유전정보 농가에 제공
소비자 입맛에 따라 맞춤 생산
앞으로는 한우농가에서 소를 키울 때 안심이나 등심 등 특정 부위의 살이나 지방이 발달된 소를 생산할 수 있게 될 것으로 보인다. 씨수소(種牛)와 암소를 교배시키는 단계에서 특정 부위가 발달된 유전자를 선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농촌진흥청은 23일 한우 보증씨수소(전국 암소에 정액을 공급하는 우량 수소)의 10대 분할육 관련 유전평가 결과를 이달부터 농가에 제공한다고 밝혔다. 10대 분할육이란 안심 등심 채끝 목심 앞다리 우둔 설도 사태 양지 갈비 등 특정 부위의 고기를 말한다.
지금까지 씨수소의 정보는 ▦12개월 때의 체중 ▦도체중(도축 후 내장ㆍ가죽 등을 제거한 무게) ▦등심 단면적 ▦근내지방도(마블링) 등의 특성만 공개됐다. 그러나 앞으로는 특정 부위의 고기를 얼마나 더 확보할 수 있는 지도 알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 정보가 있으면 교배를 희망하는 농가에서 수소의 분할육 특성에 따라 정액을 선택할 수 있게 된다. 농가가 원하는 특정 부위가 발달한 한우를 낳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농진청 연구 결과에 따르면 씨수소 중에서 등심 무게 유전 능력이 뛰어난 수소의 정액을 쓰는 경우, 자녀 세대 소에서 평균 4.0㎏의 등심을 더 생산할 수 있다.
보통 생물의 유전력(자손이 환경 요인을 빼고 유전 요인으로만 부모를 얼마나 닮는지를 측정하는 정도)을 평가할 때 0.4~0.5 정도면 유전력이 높다고 평가하는데, 10대 분할육의 경우 유전력이 0.38~0.78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됐다. 부모 세대에서 특정 부위가 발달돼 있다면 자녀 세대에서도 비슷한 특성을 가질 확률이 매우 높다는 의미다.
농진청 관계자는 “소비자의 입맛과 국내 쇠고기 생산 환경에 적합한 ‘맞춤생산’이 가능해졌다”고 밝혔다. 다만 이 관계자는 “이렇게 특정 부위에 따라 종자 개량을 하더라도 그 생물의 정상범위 안에서 개량이 진행되는 것일 뿐 생물학적인 문제가 생길 정도의 불균형이 이 유발되진 않는다”고 설명했다. 세종=이영창 기자 anti09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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