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태용 감독./사진=KFA 제공.
[한국스포츠경제 박종민] 국내 축구계가 오는 31일 오후 9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리는 이란과의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 9차전을 앞두고 의기투합하고 있는 모양새다.
이란전과 우즈베키스탄전(9월 5일ㆍ분요드코르 스타디움)은 한국 축구의 명운이 걸린 경기들이다. 4승1무3패(승점 13)로 최종예선 A조 2위에 올라 있는 한국은 남은 2경기에서 한 번이라도 패할 경우 9회 연속 월드컵 본선행을 장담할 수 없게 된다.
신태용(47) 축구국가대표팀 감독의 전술적 변화가 가장 눈에 띈다. 지난 21일 파주NFC(대표팀트레이닝센터)에서 만난 신 감독은 “(이란 전에선) 내가 하고 싶은 축구를 자제하려고 한다”고 강조했다. 신태용표 ‘공격 축구’에 대한 욕심을 버리고 수비를 강화하겠다는 의미였다.
그는 “월드컵 최종예선전이 아니었다면 공격 축구를 지향하면서 지금까지 당했던 수모를 한꺼번에 날리려 했겠지만, 이번 경기는 중요성이 남다르다”면서 “큰 점수 차가 아니더라도 어떻게든 이란을 이겨서 월드컵 본선에 가는 게 목표다. 개인적인 생각은 잠시 접어두고 이란전에서 승리하는 데만 집중하겠다”고 밝혔다.
한준희(47) KBS 축구해설위원은 본지와 인터뷰에서 “이러한 단기전에서 감독의 역할은 상대에 대한 철저한 분석과 치밀한 계획 수립으로 성과를 내는 것이어야 한다. 중요한 경기이더라도 평정심을 잃지 않고 경기 상황에 따른 전술 변화를 냉정하게 구사할 수 있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신 감독이 ‘공격 축구’를 자제하겠다는 것은 그가 모험보단 ‘안정’이 필요한 시점이라는 인식을 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한국은 이란을 상대로 4연패를 기록 중이다. 화려한 공격 축구보단 ‘이기는 축구’가 필요한 상황이다
실제로 그는 22일 파주NFC에서 열린 대표팀의 이틀째 소집훈련에서 ‘포백(4-back)’ 전술 훈련을 지휘하며 수비력 강화에 초점을 맞췄다. 이날 선보인 공수 시뮬레이션에서 수비 라인은 실전 대형으로 짜여졌다. 먼저 김민우(27ㆍ수원)와 김민재(21ㆍ전북), 김기희(28ㆍ상하이), 최철순(30ㆍ전북)이 포백을 맡은 뒤 수비형 미드필더 권경원(25ㆍ톈진)과 정우영(28ㆍ충칭)이 앞 선에서 공격을 막았다. 수비수들은 서로의 자리와 움직임을 확인하며 호흡을 맞추는 데 힘을 쏟았다.
신 감독은 김민우-권경원-김주영(29ㆍ허베이)-고요한(29ㆍ서울)으로 포백을 다시 구성해 실험을 하기도 했다. 이 대형에선 정우영과 김기희가 수비형 미드필더를 책임졌다. 이란전과 우즈베키스탄전에 주축으로 나설 수비수들이 대거 합류했던 터라 수비 훈련이 보다 완성도 있게 진행됐다.
신 감독이 수비 훈련 시간을 번 데는 대한축구협회(KFA)와 한국프로축구연맹, 각 프로 구단들의 협력이 큰 도움이 됐다. 프로축구연맹은 지난 달 28일 K리그 전 구단 대표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축구협회와 논의를 갖고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 9, 10차전에 나설 대표팀이 조기에 소집하는 데 합의를 했다.
“감독, 선수를 비롯한 모든 축구관련 종사자들의 정신 재무장이 필요하다. 한국 축구가 어떻게든 굴러갈 것이라는 안일함에 빠져 있으면 안 된다”는 한준희 위원의 조언대로 국내 축구계가 견고하게 짜맞춰지고 있는 분위기다.
직접 그라운드를 누비는 선수들의 마음가짐도 달라졌다. ‘최고참’ 이동국(38ㆍ전북)이 21일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이전까지 자신을 돋보이게 하려는 선수들이 몇몇 보였다. 예전보다 희생하려는 선수가 줄었다는 느낌이다”고 일침을 가한 것도 선수단 정신 재무장의 계기가 됐다. 개인의 욕심과 고집을 버리고 팀을 위한 ‘희생’을 택한 신태용호가 위기를 극복하고 9회 연속 월드컵 본선행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박종민 기자 mini@sporbiz.co.kr
[한국스포츠경제 관련기사]
'김민채 파혼' 정운택, 대리 기사 폭행 영상 보니... '너 이리와' 공포
롤 점검, 원조 롤 챔스 여신 조은나래 비키니 자태 '아찔'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