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탄도미사일 탄두 기술을 개발하는 국가과학원 화학재료연구소를 방문했다고 북한 관영 조선중앙통신이 23일 보도했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대기권 재진입 기술을 과시하며 미국을 압박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정은은 이날 연구소 방문에서 “(이 연구소의) 생산 능력을 확장해 과학연구개발과 생산이 일체화된 최첨단 연구기지로 재건, 현대화해야 한다”며 “고체로켓 발동기(엔진)와 로켓 전투부첨두(탄두)를 꽝꽝 생산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대출력고체로켓발동기 제작에 이용하는 고강력섬유와 로켓전투부첨단재료인 3D 탄소를 우리 식으로 연구개발하고 여러 차례의 탄도로켓시험발사를 통하여 대기권재돌입능력을 입증했다“면서 대기권 재진입 기술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8일 만에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김정은의 행보는 한미 연합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을 겨냥해 ICBM급 미사일의 생산 및 실전배치 의지를 과시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김동엽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대기권 재진입 기술은 이미 완성했고 고체연료 탄도미사일 개발도 잘 진행 중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것”이라며 “(대기권 재진입 기술이) 시험단계가 아닌 양산단계에 들어간다는 뜻”이라고 분석했다.
아울러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1면에 김정은의 연구소 시찰 소식을 전하며 ‘수중전략탄도탄 북극성-3’이라고 적힌 설명판이 담긴 사진을 공개해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개발이 진행 중임을 우회적으로 드러냈다. 북극성-3형의 존재를 의도적으로 드러낸 것은 추가적으로 전략 도발에 나설 수도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북한은 지난해 8월 SLBM ‘북극성-1형’ 시험발사에 성공했으며, 올해 2월에는 이를 지대지로 개조한 ‘북극성-2형’을 발사했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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