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8월 국방과학硏 시험장서
軍 수락 시험 도중 폐쇄기 이상
당국 “운용 때보다 가혹한 환경
연계성 여부는 추가 조사 필요”
육군 사병 2명의 순직을 부른 최근 K-9 자주포 화재 사고와 비슷한 사고가 2년 전에도 발생한 것으로 22일 확인됐다. 당시 제대로 대책을 마련하지 못해 사고가 재발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군 당국에 따르면 2015년 8월 충남 태안군 국방과학연구소(ADD) 안흥시험장에서 양산을 위한 군 수락 시험 중이던 K-9 자주포 내부에서 원인을 알 수 없는 폭발이 일어나 일부 시험 요원이 화상 등 부상을 당했다. 당시에도 18일 강원 철원군 최전방 육군 부대에서 사격 훈련 중 벌어졌던 화재 사고 때와 비슷하게, 포탄 발사로 발생하는 화염이 화포 내부로 들어오지 못하도록 막는 폐쇄기에 이상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당시 부상을 입었던 한 시험 요원에 따르면, 이번 사고처럼 폐쇄기가 완전히 밀폐되지 않은 상태에서 연기가 난 데다 격발 버튼을 누르지 않았는데도 포탄이 발사됐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당시 군이 정확한 조사 없이 ‘원인 불명의 연소 사고’라는 결론만 내리고 적절한 재발 방지 대책을 세우지 않은 채 양산 단계로 넘어가는 바람에 다시 유사한 사고가 일어났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그러나 군 당국은 시험과 실제 운용이 상이한 환경에서 이뤄지는 만큼 두 사고를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군 관계자는 “수락 시험은 운용 때보다 훨씬 가혹한 환경에서 진행되는 데다 당시 사고 이후 더 이상 같은 사고가 일어나지 않아 양산에 착수했다”며 “이번 사고와 어떤 연계성이 있는지를 밝히려면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날 군은 이번 K-9 자주포 사고가 포탄이 장전된 다음 폐쇄기에서 원인 불명의 연기가 흘러나온 뒤 내부 장약이 연소되면서 자주포 내부에서 화재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는 잠정 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이 사고로 이태균(26) 상사와 정수연(22) 상병이 숨지고 사병 5명이 다쳤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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