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열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 협상 논의를 위한 특별 공동위원회에서 김현종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과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정면으로 맞붙었다.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은 이날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공동위에서 라이트하이저 대표와 영상회의를 마친 뒤 “30분간 대화를 진행했다”며 “우리측 입장을 충분히 설명했다”고 밝혔다. 그는 미국 측의 반응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첫 협상은 예측하기가 어렵다”며 팽팽했던 분위기를 전했다.
양국의 통상사령탑인 김 본부장과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공교롭게도 미국 최대 법률회사 중 하나인 ‘스캐든’ 출신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1985년 미국 컬럼비아대에서 통상법학박사학위를 받은 김 본부장은 1987~1988년 스캐든에서 변호사로 일하며 통상법 실무의 기초를 닦았다.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올해 USTR 대표로 지명되기 전까지 스캐든의 파트너 변호사였다. 특히 라이트하이저 대표는 이날 스캐든에서 미 철강업계를 변호하는 등 세계 각국 기업들에 제소한 반덤핑 사건을 맡아왔던 경험을 살려 우리 정부를 전방위로 압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맞선 김 본부장은 참여정부 시절 통상교섭본부장으로써 FTA 체결 협상을 이끌어 각종 이슈를 꿰뚫고 있는 만큼 미국 측의 공세를 적극 방어해 낸 것으로 전해졌다.
김 본부장과 라이트하이저 대표 간 영상회의 이후 진행된 공동위 실무회의는 제이미어슨 그리어 USTR 비서실장과 유명희 산업부 FTA 교섭관의 주도로 이뤄졌다. 그리어 비서실장 또한 스캐든에서 국제무역 전문가로 일한 경험이 있고, 유 교섭관은 1995년 당시 통상산업부가 선발한 국내 여성 통상전문가 1호로 한미 FTA 체결 협상 당시 서비스ㆍ경쟁 분과장을 맡았다.
김 본부장은 이날 공동위 영상회의를 마친 후 출석한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한미 FTA는 우리에게 유리한 협정”이라며 “현행대로 유지하는 것이 좋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미국 측에서는 한미 FTA 파기까지 거론하고 있다”는 질문에 “(미국의) 모든 옵션을 검토하고 있고 우리도 그런 옵션을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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