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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농촌사회 지키는 ‘작은 학교 가꾸기 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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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농촌사회 지키는 ‘작은 학교 가꾸기 사업’

입력
2017.08.22 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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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교 걱정 109개 학교 대상

10년간 45억 원 지원… 큰 성과

3년간 신규지정 23개교 재학생 늘어

“소규모 학교 경쟁력 높일 것”

상주 낙동초등학교 밴드동아리 학생들이 밴드 연주를 하고 있다. 경북교육청 제공
상주 낙동초등학교 밴드동아리 학생들이 밴드 연주를 하고 있다. 경북교육청 제공

경북 상주시 낙동면 내곡리 낙동초등학교. 당진영덕고속도로와 중부내륙고속도로가 만나는 낙동분기점에서 1㎞ 남짓 떨어진 곳에 있다. 논과 밭으로 둘러싸인 전형적인 시골학교다. 전교생은 55명. 하지만 3년 전만해도 학생 수가 26명밖에 안 돼 폐교를 걱정했다. 이때 동창회와 학교운영위원회, 학부모가 팔을 걷어붙였다. 수차례 회의 끝에 방과 후 학교를 특색 있게 운영하자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졌다. 이렇게 만들어진 것이 밴드부, 난타팀, 방송댄스부 등이다. 교사ㆍ학부모 등이 강사로 나서 어린이들을 지도한다. 경북도교육청의 ‘작은 학교 가꾸기 사업’을 통해 예산도 지원받았다. 학원이 거의 없다 보니 아이들의 만족도도 높다. 조용민(13ㆍ6년) 군은 “기타 등 평소 만져보지 못한 악기들을 연주하고 공연을 하니 학교 가는 게 즐겁다”며 환하게 웃었다. 특히 고학년 어린이들이 동생들에게 악기를 가르쳐 주면서 유대가 깊어져 학교 폭력이나 집단 따돌림도 사라졌다. 이 프로그램이 알려지면서 학생이 점차 늘어나 폐교 위기를 넘겼다. 서숭교 교장은 “지역사회공동체가 어린이들을 잘 키워보자며 한마음 한 뜻으로 뭉친 결과”라고 말했다.

폐교 위기에 빠진 학교를 살리기 위한 ‘작은 학교 가꾸기 사업’이 올해로 10년째를 맞은 가운데 이 사업이 큰 성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작은 학교 가꾸기 사업은 교육여건을 개선해 농산어촌의 소규모 학교를 키우려는 것이다.

22일 경북도교육청에 따르면 2008년 이후 경북지역 109개 학교에 45억원을 지원한 결과 저출산과 인구 도시 집중 등에 따른 학령 인구 격감에도 사업 대상 학교 중 문을 닫은 곳은 전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대상 학교 중 학생 수가 늘어난 곳이 많았다. 최근 3년간 신규 지정된 38개 학교의 60.5%인 23개교에서 학생 수가 증가했다.

경산시 와촌면의 와촌초등학교도 마찬가지다. 인성과 기초학력 교육, 창의력 신장 프로그램을 통해 어린이들의 꿈과 끼를 키우고 있다. 어린이들이 한자ㆍ컴퓨터 등의 자격증을 따고 학생마다 화분에 꽃을 키우며 자연의 소중함도 배우고 있다. 이런 프로그램에는 참가비가 없어 학부모의 부담도 덜 수 있다.

학부모 배금희(41ㆍ여)씨는 “이사를 하면서 초등생 형제를 전학시킬 학교를 수소문 한 끝에 다양한 체험활동 프로그램이 있는 와촌초교를 택했다”며 “아이들이 학교 가는 것을 좋아해 잘 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경북교육청은 이농현상과 저출산에 따라 시골학교의 학생수가 크게 줄면서 학교 운영에 어려움을 겪자 2008년 이 사업을 시작했다. 소규모 학교에 영어ㆍ독서ㆍ음악ㆍ미술 등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이영우 교육감은 “좋은 프로그램을 발굴해 소규모 학교만의 경쟁력을 키워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권정식기자 kwonjs5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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