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김희선은 화려했던 20대를 지나 결혼, 출산, 육아를 통해 30대를 맞이했다. 배우, 특히 여자 배우에게 때론 독이 되는 큰 전환점을 김희선은 성숙하게 받아들였다.
"결혼은 가장 기쁜 일이고, 출산은 인생의 전환점이 되는 순간이기도 해요. 아이를 낳고 네 살까지는 제가 키웠어요. 그러고 나서 '신의'로 복귀할 때 신인 때보다 더 떨리더라고요. 애엄마라는 말 자체가 적응이 안 됐어요. 결혼하고 여배우가 설 자리가 없다는 건 안타깝더라고요. 시나리오 자체가 달라지니까. 하지만 냉정하게 자본의 논리로 이해해야 하는 부분도 있죠."
그랬기 때문에 김희선에게 '품위녀'가 주는 의미는 더욱 남달랐다. 핫한 배우도, 아이돌도 없는 '품위녀'는 스토리와 연기가 주는 힘만으로도 사랑 받을 수 있다는 걸 증명했다.
"저희 드라마에는 그 흔한 멜로도 없고 핫한 아이돌도 없어요. 저나 김선아 언니나 20년 넘게 활동한 배우고 더 이상 시청자들에게 신비로울 게 없는 사람들이잖아요. 그런 의미에서 작가님을 존경해요. 그런 거에 상관없이 이야기만으로도 충분하다는 걸 보여준 계기가 됐으니까요."
여전히 아름다운 김희선도 종종 자신의 외모에 대해 부족함을 느끼고 고민도 한다고. 예전 같지 않음을 인정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결혼하고 살도 찌고 주름도 늘고 그러더라고요. 예전에는 술 마시고 바로 자고 다음날 무리가 없었는데 지금은 그렇지가 않아요. 사람들이 왜 올리고 깎고 하는지 이해되더라고요. 병원 문 앞까지 갔다가도 성형은 하지 않았어요. 성형해서 더 예뻐질 수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사람들도 많이 봤으니까요."
누구나 김희선에게 아름다움을 관리하는 비결이 궁금해하지 않을까.
"거울을 보면 누구나 자기 부족한 점을 먼저 보게 되죠. 근데 그거에 집중 하다보면 끝도 없어요. 힘들고 지치고 고민을 오래 하면 얼굴에 아무래도 나오더라고요. 저희 엄마 친구분들이 저를 보면 쓸데없이 해맑다고 해요. 그런 말이 좋아요. 속이 편하고 얼굴에 그늘이 없다는 거니까. 뭐든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노력하는 편이에요.
명희숙 기자 aud66@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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