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계 사모펀드 론스타의 2005년 외환은행 헐값 매각 사건에서 주도적 역할을 했던 한국계 미국인인 전 론스타 한국 자회사 대표 스티븐 리(48)가 도주 12년 만에 붙잡혔다.
21일 법무부에 따르면, 외환은행을 헐값에 산 뒤 엄청난 차액을 남기고 되판 론스타의 거래를 주도하고 달아난 한국계 외국인 스티븐 리는 이달 초 이탈리아에서 검거됐다. 법무부 관계자는 “범죄인 인도에 관한 유럽협약에 근거해 이탈리아 당국과 송환 절차를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스티븐 리는 론스타의 외환은행 인수 과정에서 정관계를 상대로 금품 로비를 벌였다는 의혹을 규명하는 데 핵심 인물로 지목됐으나 2006년 검찰 특별수사팀의 본격 수사 개시 전에 미국으로 달아났다. 검찰은 법무부를 거쳐 미국에 범죄인 인도청구를 하고, 인터폴에 적색수배까지 내려졌지만 그의 행방은 찾아내진 못했다. 때문에 수사는 난항에 빠졌고 사건의 핵심인 로비 의혹은 풀리지 않았고, 론스타 경영진에게도 별다른 법적 책임을 묻지 못했다. 검찰은 그의 신병을 확보하는 대로 수사를 재개해 가리지 못한 의혹을 밝혀갈 방침이다. 손현성 기자 h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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