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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상선암도 암이다] 갑상선암 사망률 절반으로 줄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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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상선암도 암이다] 갑상선암 사망률 절반으로 줄어

입력
2017.08.2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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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배 서울아산병원 내분비내과 교수

“갑상선암으로 죽지 않을 겁니다!” 이 60대 환자는 5년 전 갑상선암을 진단받았으나 수술을 미뤄오다 가족들의 권유로 6개월 전에야 수술을 받고 정기 내원하고 있다. 진단 당시에는 작은 암이었는데 수술 당시에는 암 크기도 커졌고 림프절 전이도 발견됐다. 환자는 수술 후 적잖이 충격을 받았다. 그의 표현을 빌리자면, 생과 사의 갈림길에 서 있다가 우연히 살게 된 기분이란다. 그 후로 그의 생활은 180도 달라졌다.

모든 암 환자들이 그렇겠지만, 진료실에서는 갑상선암으로 투병하는 환자들이 암 투병 이후 삶에 대한 태도가 변하는 것을 많이 목격한다. 환자들은 건강이 자신의 삶에서 제일 중요한 우선순위가 되었다고 고백하기도 한다. 그러니 갑상선암으로 죽지 않겠다는 것은 환자들의 강한 다짐이자 의지일 것이다.

간혹 이러한 다짐이 ‘죽지 않는 갑상선암’으로 곡해되는 때가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우선 갑상선암 환자들이 많다. 통계청의 자료에 따르면 연간 우리나라 갑상선암 발생 환자수는 1999년 3,325명에 불과하다가 15년이 지난 2014년에는 10배 증가한 3만806명이 됐다. 갑상선암 중 가장 흔한 종류인 유두암은 진행이 느리고 예후가 좋다. 이처럼 환자는 많고, 예후가 좋아 사망률이 낮으니 갑상선암은 걸려도 ‘죽지 않는 암’으로 오해 받기 십상이다. 몇 해 전 논란이 됐던 갑상선암 과잉진단은 그런 측면에서 이해가 될 법하다.

최근 필자가 발표한 연구결과가 이에 대한 답을 제시할 수 있을 듯 하다. 필자는 우리나라에서 갑상선암으로 인한 연령 표준화 사망률의 변화를 세계표준인구에 기반해 조사했다. 그 결과 인구 10만명 당 사망률이 1985년에서 2004년까지 0.17명에서 0.85명으로 큰 폭으로 높아졌다. 하지만 2004년부터 지속적으로 감소하여 2015년에는 사망률이 절반인 0.42명으로 떨어졌다. 이러한 추이는 남성과 여성, 고령자 모두에서 유사했다.

일정 기간 동안 암의 진단은 늘어나는데 암 사망률에 변화가 없다는 것은 암의 과잉 진단을 시사한다. 우리나라에서 최근 갑상선암이 과잉 진단됐다는 가설이 들어맞기 위해서는 갑상선암의 진단율이 높은 시기에 갑상선암으로 인한 사망률은 변화가 없었어야 할 것이다. 2004년의 사망률 0.85명이 2004년부터 2015년까지도 지속적으로 유지됐어야 한다는 말이다. 하지만, 실제로는 사망률이 현저히 감소했다. 갑상선암에 대한 치료 표준화가 사망률 감소에 약간 기여했을 수도 있겠지만, 2000년도 이후 초음파가 많이 사용되면서 갑상선암의 조기 발견과 치료를 한 것이 사망률 감소의 주 원인으로 추정된다.

과잉 진단이라는 논쟁 안에서 ‘갑상선암은 착한 암이라 괜찮다‘는 식의 잘못된 인식이 생겨났다. 갑상선암으로 죽지 않겠다는 환자들의 강한 의지도 이러한 사회적 인식 속에서는 힘을 발휘할 수 없다. 이제는 진정 환자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무엇이 국민보건상 유익한지에 대해 논의해야 할 때다.

김원배 서울아산병원 내분비내과 교수
김원배 서울아산병원 내분비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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