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한 서울대 의대 교수 분석, 북미인보다 취약위험도 1.3배
달걀에서 나온 살충제 성분 ‘피프로닐’이 사람 몸으로 들어오면 북미인이나 서남아시아인보다 한국인에게 더 해로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동물의 기생충 치료에 사용되는 피프로닐은 체내에 들어오면 신경전달물질(GABA) 수용체와 결합함으로써 중추신경계에 작용해 신경을 흥분시켜 죽게 한다. 이 약물은 사람의 옴 치료에도 사용되는데, 같은 방식으로 신경 독성 등의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
김주한 서울대 의대 정보의학교실 교수는 “피프로닐 성분이 인체에 들어갔을 때 한국인이 다른 인종보다 평균치에서 벗어나는 ‘취약 유전자 변이’를 가진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김 교수가 세계적으로 공개된 2,504명의 빅데이터를 기준으로 피프로닐 성분이 인체에 들어갈 때 결합하는 수용체를 분석한 결과, 한국인의 피프로닐 취약 위험도가 미국이나 캐나다 등 북미인보다 1.3배, 아프리카인보다 2.5배, 인도ㆍ네팔 등 서남아인보다 10배 가량 높았다.
김 교수는 “피프로닐 안전성이 우려되고 있지만, 아직 인체에 얼마만큼 해로운지는 정확히 판단할 수는 없다”며 “다만 이미 공개된 약물의 작용 메커니즘과 인종별 유전자 빅데이터를 이용하면 이 약물에 취약한 그룹과 개인을 선제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데 이번 빅데이터 분석에서는 한국인이 취약했다”고 했다.
그는 “살충제 성분이 미치는 영향을 미리 분석하면 우리 국민에게 좀 더 안전한 살충제를 예측할 수 있다”며 “동일한 처방을 하고 나서 문제가 생긴 뒤 대응하는 시스템을 개선하는 데도 효과적일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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