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 초반에 가장 힘들었던 건 한 단어로 ‘무관심’이죠. 저희를 증명해내는 방법이 콩쿠르밖에 없었는데, 한국은 물론 아시아에서 콰르텟으로 콩쿠르에 나가는 팀 자체가 없었어요.”
2012년 세계적 권위를 자랑하는 독일 ARD 국제음악콩쿠르 준우승, 2014년 국제 모차르트 콩쿠르 우승이라는 쾌거를 한국인 최초로 달성한 현악4중주단 노부스 콰르텟. 실내악 불모지나 다름없었던 한국에서 태어난 노부스 콰르텟 단원들은 어느덧 한국을 넘어 아시아를 대표하는 젊은 음악가가 됐지만 이들이 걸어 온 시간은 순탄치만은 않았다. 결성 10주년을 맞은 이들이 21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간담회를 열었다.
노부스 콰르텟은 미국 뉴욕 카네기홀을 비롯해 독일 베를린 뮤직 페스티벌, 오스트리아 빈 뮤직페라인 등 여러 저명 무대에 초청받으며 수많은 성취를 새로 써 왔다. 그 와중에 가장 힘들었던 건 역설적이게도 실내악에 대한 국내의 무관심이었다. 해외 콩쿠르에 참가할 때도 레슨비를 벌어가며 체류비를 마련했다. 10년의 시간을 함께 해 오며 한국 클래식 음악계에서 콩쿠르 스타가 되기 전에 연주자들에게 지원이 가는 시스템이 만들어지면 좋겠다는 바람을 갖게 된 것도 당연하다. 노부스 콰르텟의 리더인 바이올리니스트 김재영은 “한국 음악계가 콩쿠르 이전에 좋은 인재들을 발굴해 지원을 하고, 콩쿠르는 부수적으로 따라오는 시스템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2007년 한국예술종합학교 출신 10, 20대 멤버들로 결성된 이들은 한국과 독일을 오가며 이제는 하나의 소리와 색을 내는 팀이 됐다. 팀의 막내인 비올리스트 이승원은 “외국에서 공연 후 리뷰를 살펴보면 감사하게도 우리처럼 무대에서 눈을 맞추면서 미소를 갖고 연주하는 팀을 본적이 없다는 평도 있었고, 내적으로 깊은 감정표현을 보여준다는 평도 있었다”고 전했다.
노부스 콰르텟은 10주년에 맞춰 프랑스 아파르테 레이블에서 ‘차이코프스키’ 앨범을 발매했다. 프랑스 첼리스트 오펠리 가이야르, 비올리스트 리즈 베르토와 함께 현악6중주 ‘플로렌스의 추억’을 녹음했다. 이들은 또 22일 서울 마포구를 시작으로 ‘노부스 디케이드’라는 공연명으로 전국 7개 도시를 돌며 8회 무대에 오른다.
양진하 기자 realha@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