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 때 미군에 의해 피란민이 학살된 ‘노근리사건’을 기리기 위해 조성한 충북 영동 노근리평화공원이 연꽃 단지로 변신했다.
21일 노근리국제평화재단에 따르면 이 공원내 1만㎡의 연못에 심은 1,500여 포기의 연꽃이 만개해 (사)한국디지털사진작가협회 영동군지부와 함께 연꽃사진전시회를 열고 있다. 이 연못에서 촬영한 70여점의 연꽃 작품을 선보이는 전시회는 이달 말까지 이어진다.
이곳엔 대왕연꽃으로 불리는 빅토리아연을 비롯한 각종 희귀 연들이 지난달부터 꽃망울을 터뜨려 현재 수려한 꽃 풍경이 장관을 이루고 있다.
노근리재단측이 연꽃 단지를 만든 것은 무겁고 어둡게만 비춰진 공원 이미지를 바꿔 시민들의 편안한 휴식처로 제공하기 위해서다.
재단 관계자는 “노근리평화공원이 역사의 아픔을 승화시켜 사랑과 평화의 공간으로 변모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재단측은 습지에 금계국, 꽃잔디 등 다양한 수생 식물을 심어 정원과 연못을 힐링공간으로 만드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노근리평화공원은 억울하게 희생된 피란민들을 추모하기 위해 영동군 황간면 노근리 학살현장 바로 인근에 2011년 조성했다. 국비 191억을 들여 건립한 공원에는 위령탑, 평화기념관, 교육관, 60년대거리 등이 조성돼 한 해 평균 13만 명을 맞이하고 있다.
한덕동 기자 ddha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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