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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리더스] 이마트, 묻혔던 우수 중소기업 제품 ‘수출 도우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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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린리더스] 이마트, 묻혔던 우수 중소기업 제품 ‘수출 도우미’로

입력
2017.08.20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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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서 인기 유자차-과자 등

‘노브랜드’ 승표로 해외매장에

중기 제품 수출 플랫폼 역할

지난해 수출 실적 4배나 급증

2015년 12월 베트남 호찌민에 문을 연 이마트 '고밥점'을 찾은 현지 고객들이 이마트 자체상표(PB)인 '노브랜드'의 과자 진열대에서 제품을 고르고 있다. 이마트 제공
2015년 12월 베트남 호찌민에 문을 연 이마트 '고밥점'을 찾은 현지 고객들이 이마트 자체상표(PB)인 '노브랜드'의 과자 진열대에서 제품을 고르고 있다. 이마트 제공

유자ㆍ레몬ㆍ자몽 등을 설탕에 절인 ‘반제품’을 식품업체에 납품해오던 전남 고흥의 식품 중소기업 서광F&B는 국내 판매만 해오다 지난해 수출 기업으로 탈바꿈했다. 해외에 진출할 수 있었던 건 이마트의 도움 덕이었다.

이 회사는 과일 원료를 직접 조달해 제품을 만들었기에 과일이 나오는 2~3개월 정도만 공장을 가동한 뒤 나머지 기간은 쉬어야 했지만, 2015년 이마트 자체상표(PB) ‘노브랜드’에 유자차를 납품하면서 공장과 설비를 점차 확대했다. 이마트는 유자차에 대한 소비자 반응이 좋은 점을 고려해 서광F&B에 수출을 제안했고, 서광F&B는 지난해 봄 처음으로 컨테이너에 약 400박스를 실어 중국에 수출했다. 중국 해외직구 사이트에도 ‘노브랜드 유차자’가 상품으로 올라왔다. 이렇게 지난해 해외에서 판매된 물량이 중국ㆍ몽골ㆍ베트남에서 4억원에 달했다. 지난해 서광F&B의 국내 이마트 매출(22억원) 20%에 육박하는 수치다. 서광F&B는 올해도 7월까지 7억원의 수출 실적을 올렸고, 연말까지 수출액은 약 10억원, 연간 매출은 40억원에 이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마트가 우수한 제품을 생산하면서도 빛을 보지 못했던 중소기업을 발굴ㆍ육성해 해외 수출까지 돕는 등 ‘상생’에 앞장서고 있다. 중소기업이 자체적으로 해외 수출 길을 뚫으려면 전문 인력을 채용해야 하는 등 비용이 많이 들고 판로 개척 등에서 여러 가지 어려움에 직면할 수 있지만, 이마트가 해외 거래처 등을 활용해 수출 관련 업무를 지원해주면서 적은 비용으로 안정적으로 해외에 진출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게 됐다.

전남 담양 에코농공단지에 있는 중소 제과업체 ‘산들촌’도 이마트의 지원을 발판으로 수출을 확대하고 있다. 산들촌은 지난해 6월부터 노브랜드 과자를 생산해 올해 5월까지 1년간 4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이는 지난해 회사 전체 매출액(82억원)의 절반에 달할 만큼 큰 규모다. 산들촌은 이마트가 점포를 설립해 진출한 베트남으로도 수출을 늘리고 있다. 산들촌이 생산한 ‘노브랜드 체다치즈볼’은 베트남 이마트 노브랜드 전체 상품 중 5위에 오를 만큼 현지 소비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처럼 우수 협력업체가 해외에서도 괄목할 만한 성과를 낸 것은 이마트가 지난해 중소기업 수출 지원을 위한 수출전담팀을 신설한 덕분이다. 이마트는 2013년까지만 해도 수출 담당 직원이 해외업무 조직(해외소싱팀) 내 2명에 불과했지만, 중장기적으로 중소기업 제품의 해외수출 전략 수립 등을 마련하기 위해 지난해 ‘해외사업 전략팀’, ‘트레이딩 운영팀’, ‘트레이딩 MD팀’ 등 수출 전담 팀 3개를 만들었고, 인력도 20여명으로 대폭 확대했다. 이들은 중소기업 브랜드와 제품 개발 단계부터 발주, 납품 및 배송, 정산, 결제 등 수출 관련 절차를 모두 지원하고, 이마트의 해외 점포와 기존 거래선을 활용해 판로 확보에 나서고 있다.

그 성과는 즉각 나타났다. 2015년 81억원에 불과했던 이마트 수출 실적은 지난해 320억원으로 4배가량 증가했고, 수출 국가도 중국 홍콩 등에서 베트남, 몽골, 미국, 싱가포르 등 10개 국가로 늘어났다. 수출 상품도 1만2,000여종에 달하며, 전체 수출 물량의 45%는 국내 400여개 우수 중소기업 상품이었다. 이마트는 지난해 12월 한국무역협회가 주최하는 ‘무역의 날‘ 행사에서 국내 유통기업으로는 최초로 ‘2,000만불 수출의 탑’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마트는 여세를 몰아 올해 수출국을 필리핀, 일본, 영국, 태국, 대만 등 20개국으로 늘리고, 수출 목표액도 530억원으로 올려 잡았다. 내년에는 수출 1,000억원 달성이 목표다. 특히 ▦이마트 자체 해외점포 ▦현지 대형 유통업체 ▦수출 국가 도매채널 등 3가지 판로를 활용하는 전략으로 해외시장 공략에 더욱 힘을 실을 예정이다.

경쟁력 있는 제품 개발에도 힘을 쏟고 있다. 이마트는 지난해 10월 ‘중소기업 스타상품 개발 프로젝트’를 열고 900개 우수 중소기업 상품을 추천 받아 1차 심사를 통과한 12개의 스타상품을 선정해 올해 2월부터 이마트와 이마트몰에서 테스트 판매를 실시하고 있다. 이후 최종 계약을 맺은 상품은 국내 이마트 온ㆍ오프라인 매장에서 판매하거나 이마트가 직접 구매 후 해외에도 수출할 방침이다.

이갑수 이마트 사장은 “이마트는 글로벌 수출 네트워크와 업무 노하우를 바탕으로 국내 우수 중소기업 상품을 해외에 소개할 수 있는 좋은 플랫폼 역할을 하기 위해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며 “더 많은 국내 중소기업의 우수 상품을 발굴해 이마트와 중소기업이 함께 성장하고, 상생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주홍(왼쪽부터) 이마트민주노동조합 위원장, 이갑수 이마트 사장, 김상기 전국이마트노동조합 위원장, 전수찬 이마트노동조합 위원장이 7일 서울 성동구 이마트 본사에서 열린 '새로운 노사문화를 위한 이마트 노사상생 선포식'에서 생산성 향상과 일자리 확대 등을 다짐하고 있다. 이마트 제공
김주홍(왼쪽부터) 이마트민주노동조합 위원장, 이갑수 이마트 사장, 김상기 전국이마트노동조합 위원장, 전수찬 이마트노동조합 위원장이 7일 서울 성동구 이마트 본사에서 열린 '새로운 노사문화를 위한 이마트 노사상생 선포식'에서 생산성 향상과 일자리 확대 등을 다짐하고 있다. 이마트 제공

이마트는 정부가 중점 추진하고 있는 일자리 확대 등을 위해서 노사가 함께 노력하고 있다. 이마트는 3개 노동조합(전국이마트노동조합, 이마트노동조합, 이마트민주노동조합)과 지난 7일 서울 성동구 본사에서 ‘노사 상생 선포식’을 열고 생산성향상 도모, 일자리 늘리기 등 국민경제 발전에 기여하기로 뜻을 모았다. 이를 위해 이마트 노사는 ▦상호 신뢰 ▦회사와 임직원의 동반성장 ▦근로조건 개선 ▦공정거래 및 노동관련 법의 철저한 준수 등을 위해 노력하기로 했다.

박민식 기자 bemyself@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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