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견제 무력시위… 긴장 예고
미군 전략폭격기와 일본 자위대 전투기가 지난주 동중국해 센카쿠(尖閣ㆍ중국명 댜오위다오) 열도 주변 상공에서 첫 공동훈련을 실시했다. 중일간 영유권 분쟁지에서 미국과 일본이 군사적 시위에 나서면서 중국 측과 긴장이 고조될 조짐이다.
교도(共同)통신 등에 따르면 미 공군은 B1전략폭격기 2대와 일본 항공자위대 F-15기가 지난 15일 센카쿠 주변에서 공동훈련을 벌였다고 18일(현지시간) 밝혔다. 미일 양국은 그동안 규슈(九州) 주변 상공에서 훈련을 실시한 적은 있지만, 센카쿠 열도 인근에서 공동훈련을 벌인 사실이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통신은 설명했다. B1폭격기는 지난해 9월 북한 핵실험과 올해 7월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미사일 발사 이후에 일본 전투기와 규슈 주변 상공에서 공동훈련을 벌였다.
미 공군측은 이번 훈련에 대해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안정을 지키기 위해 동맹국과 공유하는 결속과 결의를 보여줬다”고 밝혔다. 통신은 미일관계 소식통을 인용해 이번 훈련이 미일 방위협력지침에 따라 미군의 억지력과 미일간 연대를 대외적으로 보여주는 목적이었다고 전했다. 일본은 2012년 센카쿠 국유화선언 이후 현지 주변에 중국 어선이 진입할 때마다 “일본 주권을 침해하는 것”이라며 중국 측에 항의해 왔다. 그러나 중국 역시 영유권을 주장하며 이 주변 침입을 일상화하는 상황이어서 반발이 예상되고 있다.
특히 미일은 지난 17일 워싱턴 외교ㆍ국방(2+2) 안보협의에서 센카쿠가 미일안보조약 제5조의 적용 대상범위라는 입장을 재확인하며 중국을 강하게 견제했다. 양측은 북한대응 문제를 논의하면서 미국이 ‘핵우산’을 포함해 일본의 방위에 관여하는 한편 자위대의 역할 확대를 재확인했다. 양국의 이같은 움직임은 미일협력 강화를 경계하는 중국측에 보란 듯이 과시한 측면이 강하다.
이와 관련 요미우리(讀賣)신문은 미사일 공격을 받기 전에 자위대가 상대국 기지 등을 공격하는 ‘적기지 공격능력’을 일본이 보유하는 문제를 놓고도 도널드 트럼프 정권에선 중국에 대항하는 관점에서 환영하는 경향이 있다고 전해 주목된다.
도쿄=박석원 특파원 s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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