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괌 포위 사격 위협으로 한반도 전쟁 위기가 높아진 가운데 연례 한미연합 군사연습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이 오늘(21일)부터 31일까지 실시된다. 이 연습은 실제 전투 훈련은 없는 지휘소 연습이지만 국군과 주한미군, 미 증원군은 물론 우리 정부 등 민관 조직까지 참여하는 최대 규모의 연합 훈련이다. 이 때문에 UFG는 매년 3월 대규모 군사력을 동원하고 야외기동훈련까지 실시하는 키리졸브와 함께 늘 북한의 비난 대상이었다. 올해도 어김 없이 북한은 “침략 각본들을 완성하기 위한 반공화국 합동군사연습은 우리에 대한 적대 의사의 가장 노골적인 표현”(노동신문), “조선반도 정세를 더욱 파국으로 몰아갈 것”(조선중앙통신) 등의 험담을 쏟아냈다.
UFG나 키리졸브 등 한미 군사훈련은 유사시 대비 방어훈련이라는 점에서 “핵전쟁 연습” “침략” 같은 북한의 비난은 과장일 뿐 아니라 사실을 호도하고 있음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북한의 반발에도 도발에 대처하기 위한 한미 공조를 확인하고 만반의 군사대비 태세를 갖추는 데에는 흔들림이 없어야 한다. 북한이 핵탄두 소형화에 다가섰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 막바지 단계에 돌입한 엄중한 시기임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다만 한미연합 군사훈련은 북한에 대화를 위한 메시지를 던지는 중요한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는 측면이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도 안 된다. “한미 군사연습 중단” 요구를 선뜻 들어줄 여건은 물론 아니지만 당면한 위기를 누그러뜨리고 북한과 대화의 계기를 마련하려고 한다면 앞으로 한미연합 훈련 계획의 축소ㆍ변경도 검토해볼 만한 선택이 될 수 있다. 남북관계 개선에 힘을 쏟던 노태우 정부가 1991년 북한과 협상에 진전이 없자 키리졸브 훈련의 전신인 팀스피리트 훈련 중지 방침을 북한에 통보하고 그 해 말 남북기본합의서 채택을 이끌어낸 전례가 있다.
이번 UFG 연습에는 미군 참가 병력이 지난해보다 7,500명 줄었다고 한다. 국방부는 “예년과 비슷한 규모”라며 확대해석을 경계한다. 하지만 “화염과 분노” “종말과 파멸” 운운하며 전쟁도 불사할 것처럼 맞서던 미국 트럼프 정부가 북한과 대화 기회를 열어두고 있다며 태도 변화를 보인 시점에서 훈련 참가 병력 축소가 함축하는 메시지는 적지 않다. UFG에서 북한의 핵ㆍ미사일 위협에 대한 군사적 대응까지 포함해 북한 도발에 대한 빈틈 없는 한미 군사 공조 태세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더불어 연합훈련 규모 등에 대한 유연한 접근으로 한반도 위기 해소의 돌파구도 찾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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