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의 토크콘서트에서 거친 입담 못지 않게 옷차림이 화제가 됐다. 붉은 티셔츠에 핑크색 재킷을 겹쳐 입은 특이한 패션 감각 때문이다.
홍 대표는 16, 17일 이틀간 대구와 울산에서 열린 토크콘서트 내내 같은 옷을 고집했다. 전국투어 여정을 출발하기 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진행된 대표ㆍ최고위원ㆍ3선의원 연석회의부터 이튿날 울산까지다.
넥타이도 모두 빨강, 심지어 속옷도 같은 색을 고집하는 홍 대표의 ‘레드 사랑’은 정치권에서 유명하다. 16일 대구 토크콘서트에선 “(예능 프로그램인 ‘SNL 코리아’의) 레드준표를 연상케 하는 빨간색 의상”이라는 사회자 김학도씨의 말에 홍 대표는 자리에서 일어나 의상을 뽐내기도 했다.
그러나 온라인에선 “오늘 코디는 에러(error)”라는 반응도 나왔다. 페이스북 라이브 중계를 지켜보던 네티즌이 이런 댓글을 단 것이다. 사회자가 이를 소개하자 홍 대표는 쑥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나는 코디가 뭔지도 모른다”며 “아침에 나올 때 각시가 주는 옷을 입고 나온다”고 답했다.
다음날 울산에서도 같은 의상으로 등장하자 이번엔 사회자가 “어제 집에 안 들어가셨느냐, 설마 같은 옷이냐”고 물었다. 그러자 홍 대표는 “(옷을) 한 벌만 가지고 왔다”며 “(그래도) 속옷은 두 벌 챙겼다”고 답해 시민들이 폭소를 터뜨렸다.
홍 대표의 ‘반전 화법’도 눈길을 끌었다. 울산 토크콘서트에서 “울산은 내가 악몽 같은 도시”라고 표현한 것이다. 그의 표현대로 “찢어지게 가난했던” 어린 시절의 기억 때문이다. 홍 대표는 종종 울산 현대중공업에서 일당 800원을 받고 야간 경비노동자로 일했던 부친의 얘기를 꺼낸다. 홍 대표는 토크콘서트에서 이런 사연을 얘기하며 “그래서 울산은 내게 감명 깊은 도시가 아니고 악몽 같은 도시”라며 “성공은 차치하고 제일 힘들게 살던 때가 울산이었다”고 회상했다.
김정현 기자 vitr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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