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님’은 쑥스러웠는데 ‘이니’, ‘쑤기’ 친근해 좋아”
“5ㆍ18 기념식서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 기뻤다”
현안 대신 일상 공개로 국민과 거리 좁히려는 시도
청와대가 18일 문재인 대통령 취임 100일을 맞아 대통령의 청와대 일상을 공개했다. 청와대 홈페이지와 유튜브에 올린 ‘문재인 대통령 100일 소소한 인터뷰’라는 11분 분량의 영상을 통해서다. 무거운 현안 대신 일상에 대한 인터뷰로 문 대통령과 국민과의 거리를 좁히겠다는 의도로 제작했다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문 대통령은 “퇴근하면 주로 무엇을 하시냐”는 질문에 “퇴근 후에도 각종 보고서를 봐야 하고 다음날 일정 자료를 퇴근 후 관저에서 받아보기도 해서 퇴근시간이 별로 의미가 없다”면서도 “시간이 나면 관저 주변을 마루, 토리, 찡찡이와 함께 산책을 한다든지, 특히 찡찡이는 함께 TV뉴스 보는 걸 좋아한다. 그런 시간이 행복한 시간”이라고 답했다.
문 대통령은 수면시간을 묻는 질문에는 “몇 시에 자서 몇 시에 일어나느냐는 국가기밀인지 모르겠어요”라고 농담을 건넨 뒤 “충분히 잔다”고 했다. 그러면서 “부속실 직원들, 청와대 전체가 고생하고 있다”며 직원들에 대한 위로와 격려를 잊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지지자들이 붙인 ‘이니’라는 별명에 대해선 “그 전에는 성이 문씨라고 ‘달님’이라고 많이 불렸는데, 약간 쑥스럽다”며 “그런데 ‘이니’라고 하니까 훨씬 더 친근하게 느껴져서 좋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쑤기’(김정숙 여사의 별명)도 저도 옛날에 그렇게 부르기도 했으니까 좋다”고 덧붙였다.
좋아하는 음식으로는 된장찌개, 김치찌개를 꼽았고, 머리 스타일에 대해선 “밖에 있을 때 이발할 시간이 잘 없으니까 한번 이발하면 적어도 한달 반, 심지어 두달, 그래서 많이 깎아서 오래 버티는 식이었다”며 “대통령이 되니까 2주에 한 번씩 전속 이발사가 와서 이발을 해준다”고 공개했다.
문 대통령은 취임 이후 100일 중 가장 좋았던 순간 중 하나로 5ㆍ18 광주 민주화운동 기념식을 꼽았다. 그러면서 “우선 ‘임을 위한 행진곡’을 제창할 수 있게 된 게 아주 기뻤다”며 “그 때 돌아가신 아버님께 드리는 편지를 낭독하면서 눈물을 흘리신 여성분이 어깨에 머리를 묻고 펑펑 우시는데, 이 분의 서러움이 다 녹아서 없어질 수 있다면 내가 위로가 될 수 있다면 참으로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또 국가유공자와 보훈가족을 청와대 영빈관에 초청했을 때와 미국과 독일을 방문했을 당시 교민들과 외국인들이 손팻말을 들고 환영해준 기억을 꼽았다.
문 대통령은 소통에 대해 “온라인, 오프라인을 가리지 않고 소통하려고 한다”며 “정책을 일방적으로 홍보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들의 목소리를 듣고 우리의 정책에 반영해 나가는 소통을 하고 싶다”고 밝혔다. 앞서 17일 개편된 청와대 홈페이지의 ‘토론방’과 ‘국민청원 및 제안’ 코너는 각각 국민들이 이용하는 자유게시판과 정책 제안 채널로 활용된다.
김회경 기자 herm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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