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고위직 인사 재개… 대규모 연쇄 이동 예고
금감원장에 감사원 출신 김조원씨 부상
정찬우 거래소이사장 사의… 전 정부 임명 수장 줄사퇴 임박
이르면 이달 말부터 금융권 고위직에 연쇄 인사 태풍이 몰아칠 전망이다. 최종구 금융위원장, 김용범 금융위 부위원장 인선 이후 멈췄던 금융권 인사 시계가 다시 돌아가는 셈인데, 그 규모가 상당할 것으로 보인다. 비어 있는 금융위 고위공무원부터 시작되는 인사는 금융감독원과 금융공기업까지 차례로 이어질 예정이다. 정찬우 한국거래소 이사장의 전격 사의 표명으로, 전 정부에서 임명된 금융공기업 수장들의 사퇴행렬도 본격화하는 분위기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17일 “이달 말 을지훈련(21~24일)이 끝나면 곧바로 금융권 인사들의 연쇄 이동이 있을 것”이라며 “그간 청와대가 검찰 인사에 공을 들이느라 잠시 미뤄 뒀던 금융권에 대한 인사 검증이 사실상 마무리 단계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연쇄 인사의 출발점은 금융위 고위직이다. 우선 김용범 부위원장의 승진으로 공석이 된 금융위 사무처장 자리는 손병두 현 상임위원에게 돌아갈 공산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손 상임위원의 자리에는 도규상 전 금융정책국장의 승진이 유력시되고 있다. 지난달 말 김학균 전 상임위원이 3년 임기를 마친 뒤 공석이 된 민간 상임위원 자리도 조만간 공모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현재 공모 절차가 진행되고 있는 금융위 자본시장국장 자리도 조만간 채워진다. 이 자리는 공무원만 지원할 수 있는 폐쇄형 공모직인데, 박정훈 현 금융위 금융현장지원단장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위 고위직 인사가 마무리되면 곧바로 최 위원장과 호흡을 맞출 금융감독원 수뇌부에도 변화가 생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진웅섭 현 금감원장의 임기가 오는 11월 19일로 조금 더 남아있지만 이달 말 감사원 감사 결과 및 최수현 전 원장 시절 변호사 채용비리 선고공판 등이 예정돼 조직 쇄신 차원에서 교체가 불가피하다는 분석도 없잖다.
특히 금감원장 자리엔 전현직 금융관료 출신 대신 정권의 개혁 방향을 잘 이해하는 민간 인사가 낙점될 것이란 전망이 높다. 최근엔 김조원 전 감사원 사무총장도 거론되고 있다. 김 전 사무총장은 노무현 정부에서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을 지낸 뒤 경남과학기술대 총장 등을 역임했다. 그러나 김기식 전 국회의원과 심인숙 중앙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최흥식 전 하나금융지주 사장 등도 금감원장 후보로 꼽힌다. 수석 부원장에는 유광열 현 금융위 증권선물위원회 상임위원이 이동할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금융공기업 최고경영자(CEO) 인사폭도 커질 전망이다. 상당수 금융공기업 CEO들이 전 정부에서 선임돼, 현 정부 기조와 맞지 않을 경우 임기가 많이 남았더라고 교체가 불가피할 걸로 금융권에선 보고 있다. 임기가 2019년 9월까지로 2년 이상 남은 정찬우 거래소 이사장은 이날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며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도 교체 가능성이 거론되는데, 후임엔 정은보 전 금융위 부위원장, 신상훈 전 신한금융지주 사장 등이 물망에 오르고 있다.
아울러 올 1월과 7월 이후부터 공석 상태인 SGI서울보증과 한국수출입은행의 후임 CEO 인선 작업도 9월 중 진행될 예정이며, 수협중앙회와 정부 간 갈등으로 인선 작업에 진통을 겪은 Sh수협은행장도 조만간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대혁 기자 selecte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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