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만한 아우 없다’는 말은 송탄제일고 1학년 김지찬에겐 해당되지 않는다. 아직 중학생 티도 가시지 않은 앳된 얼굴에 체구도 작지만 야구 실력만큼은 으뜸이다.
김지찬은 17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열린 45회 봉황대기 고교야구대회 물금고와 경기에서 4타수 3안타 1타점에 도루 2개로 그라운드를 휘저었다. 2번 유격수로 선발 출전한 김지찬은 1회 첫 타석에서 중전안타로 출루한 뒤 2루 도루에 성공했다. 이어 1-0으로 균형을 깬 3회에는 우전안타로 타점을 올리고, 상대 실책과 3루 도루, 다시 상대 실책을 틈타 홈까지 밟았다. 6회에는 1루수 쪽 내야안타로 3안타 경기를 완성하며 4-2 승리의 주역이 됐다.
김지찬 앞에 선 톱타자 김지훈(3년)은 다름 아닌 김지찬의 친형이다. 김지훈도 4타수 2안타에 1타점, 도루 1개를 기록해 ‘형제 테이블세터’가 휘저은 경기였다. 둘은 팀이 올린 4점 중 3점에 관여했고, 7안타 중 5안타를 합작했다.
특히 김지찬은 1학년이라는 점에서 눈에 띈다. 보통 주전 선수로 뛰기도 어렵지만 강봉수 송탄제일고 감독은 “입시를 앞둔 3학년에게 기회를 더 주는 것이 맞지만 그에 앞서 실력으로 평가한다. 1학년이건 3학년이건 잘 하는 선수를 쓴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
김지찬은 타격과 주루는 물론 중학교 때부터 2루수와 3루수를 맡은 전천후 내야수다. 김지찬은 경기 후 “감독님이 경기에 내보내주셔서 열심히 하고 있다”면서 “배트 컨택과 주루, 수비 다 자신 있다”고 당당하게 말했다.
송탄제일고는 지난해 창단한 신생팀이다. 보통 재능이 있는 선수들은 야구 명문으로 진학을 원하지만 김지찬은 형과 함께 뛰기 위해 이 곳을 택했다. 김지찬은 “형과 마지막으로 함께 뛰는 이번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싶다”면서 “서건창(넥센) 선배님 같은 선수가 되는 게 꿈이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성환희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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