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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너무 잘해도 탈?… 대학 영어교육 제동 거는 노르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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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어 너무 잘해도 탈?… 대학 영어교육 제동 거는 노르웨이

입력
2017.08.17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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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기구 “영어 강의 과도하다” 지적에

학생들은 “공부에 적합” 반박

노르웨이 오슬로대학교 학생들. 오슬로대 페이스북 캡처
노르웨이 오슬로대학교 학생들. 오슬로대 페이스북 캡처

비영어권 국가 중 최상위 수준의 영어 실력을 자랑하는 노르웨이에서 대학 내 영어 사용을 놓고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언어 전문가들이 대학에서 모국어인 노르웨이어보다 영어로 진행되는 수업이 많아진 데 대해 경고하면서 교육 방식과 관련한 찬반 논쟁이 일고 있는 것이다.

15일(현지시간) 노르웨이 공영 NRK방송에 따르면 정부 자문기구인 노르웨이 언어위원회는 대학 수업에서 영어를 지나치게 많이 사용한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위원회는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전국 대학에서 수많은 수업들이 온전히 영어로만 진행된다”며 “대학교육에서 영어를 과도하게 사용하는 것은 학업에서는 물론 전반적인 일상생활에서 손해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언어위원회는 대학생들이 영어를 사용할만한 실익이 있을지라도 모국어를 배척하면서까지 이를 우선시해서는 안 된다는 점에 집중하고 있다. 위원회 관계자는 “대다수 학생들이 졸업 후 국내 노동시장에서 일하게 될 텐데 수업시간에 영어만 사용하는 것은 큰 문제”라고 꼬집었다. 그는 또한 “모든 학생들이 영어를 잘하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영어 사용 수업이 모두에게 이로운지도 확실치 않다”며 형평성 문제도 제기했다. 대학 당국은 영어 등 외국어와 노르웨이어의 비중을 충분히 조절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반면 학생들 사이에선 영어 수업이 오히려 교육적인 면에서 효율적이라는 반론도 나오고 있다. 최대 규모의 대학생 조직인 노르웨이학생기구(NSO)의 매츠 요한센 벨도 대표는 “학생들은 대학 내 영어 사용이 과도하지 않다는 생각”이라며 “영어로 쓰인 책들이 훌륭하고 (노르웨이어 서적이 제공하지 못하는) 학문적 욕구도 충족시켜 준다”고 반박했다.

노르웨이인들의 뛰어난 영어 구사능력은 국제적으로도 익히 알려져 있다. 영어교육기업 EF가 매해 발표하는 영어능력지수(EPI)에 따르면 노르웨이는 세계 72개국 중 네덜란드, 덴마크, 스웨덴에 이어 4번째로 뛰어난 영어 실력을 가진 것으로 평가 받았다. 스웨덴어, 덴마크어와 마찬가지로 노르웨이어가 언어 계통상 영어와 유사성이 있을 뿐 아니라 초등학교부터 영어를 핵심과목으로 가르치는 교육도 한몫을 하고 있다.

김정원 기자 garden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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