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보다 0.04% 떨어져
강남권 중심 하락폭 확대
서울 서초구 반포주공1단지 전용면적 107㎡은 지난달 25일 28억8,000만원에 팔렸지만 8ㆍ2대책 시행 후인 이달 4일에는 3억원 넘게 하락한 25억원에 거래됐다. 강남권의 다른 재건축 단지도 상황은 비슷하다. 불과 한 달 전 15억1,000만~15억7,000만원 거래된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 전용면적 76㎡은 지난 10일 14억원에 매매됐다.
서울 전역을 투기과열지구로 묶은 8ㆍ2대책 이후 서울 아파트 가격 하락세가 확대되고 있다. 특히 투자 수요가 쏠렸던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 가격이 큰 폭으로 떨어지는 모습이다.
17일 한국감정원의 ‘주간 아파트가격동향’에 따르면 이번 주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14일 기준)은 전주 대비 0.04% 떨어졌다. 8ㆍ2대책 직후인 지난주에 아파트 거래가격이 하락전환한 뒤 2주 연속 내리막길을 걸었다. 하락폭도 전주(-0.03%)보다 커졌다.
서울 아파트 가격 하락폭 확대는 8ㆍ2대책으로 금융규제 등이 강화되면서 강남권 재건축 단지 중심으로 급매물이 늘었기 때문이다. 더 떨어질 것이란 기대에 아파트를 사려는 매수세가 실종된 것도 가격하락을 이끌고 있다.
지역별로 보면 강북권(-0.01%)보단 강남권(-0.06%)의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서울 25개 자치구 중에선 송파구 아파트(-0.14%)의 가격 하락폭이 가장 컸다. 이어 성동구(-0.12%)와 강동구(-0.11%)의 순이었다. 서초구(-0.09%) 강남구(-0.08%) 양천구(-0.04%) 등 대책 발표 전 가격이 급등했던 곳도 일제히 하락세를 이어갔다.
경기도 아파트 가격은 0.02% 상승했지만 지난주(0.03%)보단 오름폭이 줄었다. 다만 대표적인 1기 신도시인 경기 성남시 분당의 아파트 가격은 같은 기간 0.19%에서 0.29%로 상승폭이 커졌다. 투기과열지구로 지정된 경기 과천시는 지난주 보합에서 이번 주 -0.01%로 하락 전환했다. 인천의 아파트 거래가격은 지난주(0.09%)에 이어 이번 주(0.12%)에도 올랐으며, 지방 아파트 가격은 보합세를 이어갔다. 허명 부천대 부동산유통과 교수는 “8ㆍ2대책에다 입주물량도 점차 많아져 하반기에는 전반적으로 거래가격이 떨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변태섭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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