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최형우(34)는 KBO리그에서 가장 이상적인 4번 타자다. 자신 앞에 찬스만 걸리면 꼭 해결할 것 같은 믿음을 준다. 중심 타자의 최고 덕목인 타점(102개)과 득점권 타율(0.409)을 보면 최형우의 가치를 판단할 수 있다.
지난 겨울 ‘FA(자유계약선수) 100억 시대’를 가장 앞장 서 활짝 연 최형우는 16일 광주 NC전에서 타점 3개를 쓸어 담아 4년 연속 100타점을 돌파했다. 이는 KBO리그 역대 세 번째다. 앞서 타이론 우즈(전 두산ㆍ1998~2001), 박병호(전 넥센ㆍ2012~15)가 달성했다.
최형우의 최대 강점은 꾸준함이다. 2008년 삼성에서 신인왕을 받은 이후 10년째 큰 부상 없이 매 시즌 100경기 이상을 소화하며 중심 타선을 지키고 있다. 특히 힘과 정교함을 겸비해 이승엽(삼성), 박병호도 달성하지 못한 리그 최초 기록에 도전한다.
2014년부터 3년 연속 타율 3할-30홈런-100타점을 완성한 최형우는 홈런 6개만 추가하면 KBO리그 사상 처음으로 4년째 이 기록을 완성한 선수가 된다. 이미 타점과 타율(0.367)은 사실상 예약했고, 홈런은 24개를 쏘아올렸다.
이번 시즌 경기당 0.23개의 홈런포를 가동한 페이스를 감안하면 남은 37경기에서 산술적으로 8개를 더 칠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이승엽(1997~99), 에릭 테임즈(전 NCㆍ2014~16), 박병호(2013~15)를 넘어 4년 연속 3할-30홈런-100타점 전인미답의 고지를 밟는다.
또한 개인 첫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 타이틀에도 도전장을 다시 한번 던질 수 있다. 최형우는 지난해 타격 3관왕으로 투수 3관왕의 더스틴 니퍼트(두산)와 MVP 경쟁을 벌였지만 영예는 니퍼트에게 돌아갔다. 니퍼트는 개인 성적은 물론 팀의 정규시즌 우승 프리미엄도 안고 있었다. 당시 최형우는 “아쉬움이 없다면 거짓말”이라며 “이런 기회가 흔치 않아서 왔을 때 잡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올해는 최형우가 이끌고 있는 KIA가 선두를 독주하고 있기 때문에 지금의 타격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KBO리그 최초 기록 달성과 더불어 ‘2인자’ 꼬리표를 뗄 가능성도 높아진다.
김지섭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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