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김모씨는 회식자리에서 소주 2잔을 마신 뒤 운전을 하다 가벼운 접촉사고를 냈다. 본인 자동차보험으로 피해자 합의금과 본인의 차 수리비를 해결하려 했던 김씨는 보험설계사에게서 “음주운전을 하다 걸리면 해당 손해는 보험 처리가 안 된다”는 답을 듣고는 음주운전 한 걸 크게 후회했다.
많은 사람들이 김씨처럼 소주 2잔 정도는 괜찮다고 여기고 운전대 잡는 걸 대수롭지 않게 여기지만 이 역시 엄연히 음주운전에 해당한다. 설령 사고를 내지 않았더라도 음주운전을 하다 걸리면 당장 이듬해 보험료가 큰 폭으로 뛰는 등 운전자에게 상당한 불이익이 뒤따른다. 금융감독원은 17일 ‘음주운전을 하다 걸린 운전자가 받는 자동차보험 불이익 7가지’를 소개하며 술을 한 잔이라도 입에 댄 경우 절대 운전대를 잡으면 안 된다고 당부했다.
혈중알코올농도가 0.05% 이상이면 음주운전으로 간주된다. 사람마다 다르긴 하지만 소주 2잔 정도를 마셨을 때 측정되는 수치다. 연령이 낮을 수록 음주운전 비중이 높다. 20~30대 자동차 사고 원인 1위가 음주운전이다. 음주운전 경험자 10명 중 1명(13.6%)은 2회 이상 음주운전을 반복했다. 적발되지 않는 이상 별다른 죄의식 없이 음주운전을 되풀이하는 셈이다.
하지만 음주운전을 하다 적발되면 사고여부와 관계없이 상당한 대가를 치러야 한다. 당장 이듬해 보험료가 큰 폭으로 뛴다. 1회 적발되면 10% 이상, 2회 이상은 20% 이상 보험료가 할증된다. 만약 사고까지 내면 사고이력이 더해져 보험료가 추가로 오른다. 만약 음주운전에 따른 보험료 할증을 피하려고 계약자 명의를 가족 등 다른 사람으로 바꿔 차 보험을 갱신하다 걸리면 보험료가 50% 할증된다.
음주운전에 따른 가장 큰 불이익은 사고를 내고 보험 혜택을 제대로 받지 못한다는 점이다. 음주운전 사고자가 보험 혜택을 받으려고 할 때 운전자 본인이 최대 400만원의 사고부담금을 내야 한다. 가령 운전자 A씨가 음주운전을 하다 사고를 내 B씨가 크게 다쳐 총 700만원의 피해(부상 400만원, 차량 파손 300만원)가 발생한 경우 A씨는 300만원까지 보험 처리를 할 수 있고 나머지 400만원은 스스로 물어내야 한다.
음주운전으로 본인 차량이 파손된 경우 자신의 자동차보험에서 수리비를 한 푼도 보상받지 못한다. 다양한 자동차보험 특약에 가입했더라도 음주운전 땐 무용지물이다. 형사합의금이나 벌금 등 사고처리에 필요한 비용을 보장하는 특약에 가입했어도 음주운전을 하다 걸리면 보험금을 전혀 받을 수 없다. 음주운전 차량에 타고 있던 동승자에겐 보험금을 40% 깎아서 지급한다. 음주운전 경력이 있으면 이듬해 보험 가입 때 제약을 받는 불편도 따른다. 이 경우 가입할 수 있는 담보도 제한되고 경우에 따라선 여러 보험사가 위험분담 차원에서 공동으로 계약하는 ‘공동인수 제도’를 통해서만 보험에 가입할 수 있다. 당연히 보험료가 비쌀 수밖에 없다.
음주운전은 자동차보험 불이익은 물론 다양한 행정처분과 형사처벌도 따른다. 음주운전 시 3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원 이하 벌금이 부과되고, 사람이 다치면 10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형에 처해진다. 사람이 죽으면 1년 이상 유기징역을 받는다.
김동욱 기자 kdw1280@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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