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독포럼 조사… 응답자 56.2% ‘자율적 제한 필요’
알코올 남용 청소년 “주류광고 여성 연예인 보고 음주 충동”

유명 아이돌ㆍ스포츠 스타 등이 주류광고에 모델로 등장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4대 중독문제에 대한 사회적 환기와 대책을 제시하고 있는 중독포럼이 9일부터 13일까지 전국 20~59세 성인남녀 714명을 대상으로 모바일 설문조사를 한 결과다.
조사결과, 응답자의 56.2%(401명)는 유명 연예인과 스포츠 스타가 주류광고 모델로 활동하는 것과 관련 ‘자율적인 제한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법적 제한이 필요하다’ 응답도 18.2%(130명)를 기록했다. ‘개인 경제활동이기에 문제 될 것이 없다’고 응답한 비율은 25.6%(183명)였다.
전문가들은 연예인, 특히 젊은 여성 연예인의 주류 광고모델 활동은 자제가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김현수 명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는 “청소년들이 주류광고에 무차별적으로 노출되면 음주에 대한 긍정적 기대가 커져 실질소비로 연결될 가능성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며 “알코올 남용 문제로 병원을 찾은 청소년들과 상담을 하면 ‘주류광고에 출연한 멋진 연예인 누나를 봤을 때 술을 마시고 싶은 충동을 느꼈다’고 말한 아이들이 많았다”고 말했다.
질병관리본부 자료(2015년 기준)에 따르면 우리나라 청소년 음주율은 16.7%로 청소년 10명 중 1.7명이 음주를 하고 있다.
김 교수는 “미국에서는 프로야구(MLB), 프로농구(MBA) 선수는 물론 청소년에게 인기가 많은 연예인의 주류광고 출연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며 “유명인들을 내세운 무차별적인 주류광고에 대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김치중 의학전문기자 cj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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