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에 사는 실향민 김용만 어르신,
최근 별세… 집주인이 전세금 1800만 전달
대구에 살던 기초생활수급자가 최근 별세하면서 4년 전 약속한 유산기부약속을 지켰다.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2013년 1월 사후 전 재산을 기부하겠다고 약정한 김용만(91) 어르신이 최근 별세한 뒤 전재산인 전세보증금 1,800만 원을 집 주인이 모금회에 전달하는 것으로 약정을 이행했다고 17일 밝혔다.
김씨는 함경북도 청진시 출신으로, 9세 때 탄광 갱도사고로 부모를 잃어 혼자가 된 뒤 해방 후 월남, 부산에 정착했다가 한국전쟁에도 참전했다. 전역 후 30여 년간 막노동과 파지를 줍는 일 등으로 생계를 이어왔다. 나이가 들어 더 이상 일을 할 수 없게 되면서 기초생활수급자로 지정됐고 대구 중구 희망복지지원팀과 사회의 지원에 감동해 유산기부를 서약했다. 김씨는 결혼을 하지 않아 후손이 없고, 남한에는 따로 친척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의 유산기부 약정 사실을 기억하고 있던 집 주인은 장례절차 등이 끝난 뒤 전세보증금을 모금회에 기탁하게 됐다.
박용훈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무처장은 “고인의 유지를 받들어 꼭 필요한 곳에 지원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정광진기자 kjche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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