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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재산 기부하고 영면한 기초생활수급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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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재산 기부하고 영면한 기초생활수급자

입력
2017.08.17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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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에 사는 실향민 김용만 어르신,

최근 별세… 집주인이 전세금 1800만 전달

2013년 유산기부 약정 당시의 김용만 어르신 모습.
2013년 유산기부 약정 당시의 김용만 어르신 모습.

대구에 살던 기초생활수급자가 최근 별세하면서 4년 전 약속한 유산기부약속을 지켰다.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는 2013년 1월 사후 전 재산을 기부하겠다고 약정한 김용만(91) 어르신이 최근 별세한 뒤 전재산인 전세보증금 1,800만 원을 집 주인이 모금회에 전달하는 것으로 약정을 이행했다고 17일 밝혔다.

김씨는 함경북도 청진시 출신으로, 9세 때 탄광 갱도사고로 부모를 잃어 혼자가 된 뒤 해방 후 월남, 부산에 정착했다가 한국전쟁에도 참전했다. 전역 후 30여 년간 막노동과 파지를 줍는 일 등으로 생계를 이어왔다. 나이가 들어 더 이상 일을 할 수 없게 되면서 기초생활수급자로 지정됐고 대구 중구 희망복지지원팀과 사회의 지원에 감동해 유산기부를 서약했다. 김씨는 결혼을 하지 않아 후손이 없고, 남한에는 따로 친척도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씨의 유산기부 약정 사실을 기억하고 있던 집 주인은 장례절차 등이 끝난 뒤 전세보증금을 모금회에 기탁하게 됐다.

박용훈 대구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무처장은 “고인의 유지를 받들어 꼭 필요한 곳에 지원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정광진기자 kjche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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