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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바브웨 영부인, 남아공서 폭력 휘두르고 면책특권 요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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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바브웨 영부인, 남아공서 폭력 휘두르고 면책특권 요구

입력
2017.08.17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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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바브웨 영부인 그레이스 무가베.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짐바브웨 영부인 그레이스 무가베. AP 연합뉴스 자료사진

로버트 무가베 짐바브웨 대통령의 부인 그레이스 무가베가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폭행 혐의로 입건된 가운데 경찰 출석을 거부한 채 ‘외교관 면책특권’을 요구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짐바브웨 정부는 16일(현지시간) 남아공 정부에 그레이스 무가베에 대한 외교관 면책특권 보장을 공식 요청했다. 무가베는 현재 20세 여성 모델 가브리엘라 엥겔스를 폭행한 혐의를 받고 남아공 내에 머물며 경찰과 연락하고 있지만 직접 출석하는 것은 거부하고 있다.

엥겔스는 그레이스 무가베가 남아공에 거주하는 20대 두 아들과 동석한 자신을 발견하고 갑자기 폭력을 휘둘렀으며 자신은 맞는 순간까지 그레이스가 누구인지도 몰랐다고 주장했다. 엥겔스는 남아공 뉴스24방송에 “그(그레이스)가 다짜고짜 전기 코드를 들고 들어와 내 머리를 향해 휘둘렀다”며 “온몸이 피투성이가 됐다”고 말했다. 엥겔스는 자신의 이마에 난 흉터 사진을 공개하기도 했다.

영국 BBC방송은 그레이스 사건을 놓고 남아공이 딜레마 상황에 처해있다고 전했다. 남아공 정부는 2015년 오마르 알바시르 수단 대통령에 대한 국제체포영장이 발부됐음에도 면책특권을 이유로 그를 본국으로 돌려보낸 전력이 있다. 당시 국제사회는 물론 남아공 사법부조차도 이 결정은 법절차를 어긴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최근 제이콥 주마 정권에 대한 불만이 팽배한 가운데 외교에서의 추가 실점은 치명적일 수 있다.

그렇다고 무가베 대통령의 부인을 사법처리하는 것도 쉽지 않다. 짐바브웨는 사실상 무가베 일인 독재체제나 마찬가지고 그레이스는 영부인을 넘어 차기 대권주자로 유력한 인물이기 때문이다. 짐바브웨 여당 민족동맹-애국전선(Zanu-PF)은 오히려 그레이스가 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상황이다. BBC는 “온갖 인권논란에도 불구하고 이웃나라 짐바브웨를 옹호해 온 남아공 성향상 남아공이 외교적 해법을 택할 것”이라고 관측했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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