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접고용 부분, 구조개선 협의체 구성 운영키로
임금체계, 고용안정 등 근로조건 개선 내용 포함
부산경남경마공원(렛츠런파크) 소속 마필관리사가 잇따라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이 발생한 것과 관련, 한국마사회와 마필관리사노조가 극적으로 합의문을 도출했다.
한국마사회는 조교사와 협상단을 구성해 마필관리사노조에서 권한을 위임 받은 공공운수노조와 17차례 협상을 벌여 16일 오후 합의문을 냈다고 밝혔다.
먼저 가장 첨예하게 의견이 갈린 마필관리사의 직접고용 부분은 구조개선 협의체를 구성해 향후 운영키로 했다. 이에 따르면 협의체는 이달 말까지 노조 2명, 마사회 2명, 전문가(노총ㆍ농림축산식품부 각 1명 추천)로 구성하고 다음달부터 3개월간 운영된다.
또 우선 조치사항으로 ▦말관리사 고용안정 및 임금체계 개선 ▦노조위원장 채용, 집단교섭 시행 ▦임금저하 없는 관리사 신규 채용 ▦추모식수, 담화문 게재 등에도 합의했다. 기존 개별교섭으로 진행되던 마필관리사의 기본합의서는 부경마필관리사노조위원장과 부경조교사협회장 등을 포함한 집단교섭으로 하기로 결정했다.
합의문 타결에 따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고 박경근(38)ㆍ이현준(36) 마필관리사에 대한 합동장례식이 오는 19일 치러지게 됐다.
이에 대해 이석재 공공운수노조 조직국장은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장례를 치룰 수 있게 돼 정말 다행이다”며 “그러나 앞으로도 험난한 산들이 많을 것이고 논의와 협의를 통해 일하기 좋은 직장으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마사회 측도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이번 타결이 고인의 유가족과 관계자들에게 조금이나마 위로가 되길 바란다”며 “경주마 관계자들과 상생, 동반발전에 최선을 다해 책임 있는 공기업으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한편 부산경남경마공원 소속 마필관리사 박씨가 지난 5월 공원 내에서 마사회를 비판하는 내용의 유서를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고, 지난 1일에는 마필관리사 이씨가 차량 안에서 타나 남은 번개탄과 함께 숨진 채 발견됐다. 노조는 이들 유족에 장례절차를 위임 받아 한국마사회와 합의를 도출할 때까지 장례를 연기한 상태였다.
부산=정치섭 기자 s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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