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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FC의 홈구장 이전, 참담한 흥행 반등시킬 기회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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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FC의 홈구장 이전, 참담한 흥행 반등시킬 기회될까

입력
2017.08.16 16: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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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스포츠경제 정재호]

평창 알펜시아 경기장에 모인 강원FC 선수들/사진=강원FC 제공

홈 경기 평균 관중 2,022명과 유료 관중 1,335(비율 66.0%). 올 시즌 K리그 클래식에서 선풍을 일으키며 전반기를 5위로 마친 강원FC의 흥행 성적이다.

클래식 승격과 동시에 정조국(33), 이근호(32), 문창진(24) 등을 끌어 모아 순식간에 스타 군단이 된 강원이 11위에 오른 군팀 상주 상무(평균 2,041명ㆍ유료 1,865명)보다 관중 동원이 떨어진 건 의외로 받아들여진다. 나란히 평균 1만 관중을 넘긴 FC서울(1만6,390명), 전북 현대(1만985명), 포항 스틸러스(1만652명)와는 비교조차 부끄러운 성적표다. 챌린지(2부 리그) 기준으로도 강원보다 못한 구단은 서울 이랜드(1,938명)뿐이다.

2018 평창 동계 올림픽의 경기 장소 중 하나인 스키점프센터를 축구장으로 개조해 K리그 정규리그 경기를 한다는 발상은 혁신적이었지만 결과적으로 조태룡(53) 강원FC 대표이사의 모험은 실패로 돌아갔다. 이를 기획하고 실행에 옮긴 조 대표는 “축구장이 아닌 여행을 온다고 생각하면 좋겠다”고 했지만 최악의 접근성 문제를 끝내 극복하지 못했다.

일반 팬들이 대중교통을 이용해 알펜시아 축구장을 찾기란 여간 까다로운 것이 아니다. 횡계 시외버스터미널을 통해 인근에 도착하면 택시를 타야 한다. 낮 동안 하루에 2번 지역을 도는 버스로는 사실상 접근이 어렵다. 경기가 끝나고도 택시를 불러 이동할 수밖에 없는데 야간 경기 때는 미리 준비하지 않으면 곤란한 상황에 처한다. 올해 주변 숙박 시설은 때마침 평창 동계 올림픽의 여파로 가격이 만만치 않다. 구단은 해결책으로 서울 등에서 출발하는 셔틀버스를 운영하지만 25명의 정원을 못 채워 취소되는 경우가 발생하기도 한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평균 2,000명의 관중을 끌어 모은 게 놀랍다는 반응이 현장을 직접 찾아본 사람들 사이에서 나온다.

강원FC와 제주 유나이티드전이 벌어진 지난 13일 지역에서 만난 택시기사는 “구단이 정말로 팬들을 생각한다면 최소한 터미널에서 경기장까지는 셔틀버스를 운행해야 한다”며 “구단이 돈이 없어서인지 그런 게 전혀 없다. 택시가 경기장으로 들어가는 것도 통제가 심해 손님들이 항상 우왕좌왕하며 불편을 호소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빅매치 때는 서울과 수원, 전북 등에서 원정 서포터즈들이 제법 많이 찾는데 그런 면에서 많이 아쉽다”고 덧붙였다.

저조한 흥행 성적 속에 강원 구단은 최근 홈 구장 이전을 추진하고 있다. 2009년 창단 이후 강릉종합운동장을 홈구장으로 사용해왔던 강원은 지난 시즌 직후 강릉시로부터 사용 불가 통보를 받았다. 이곳이 내년 2월 열리는 동계 올림픽 보안시설로 지정됐기 때문이라는 게 표면적인 이유다. 강원 구단은 9월까지 한국프로축구연맹에 새 홈 경기 개최지를 통보해야 하는데 평창 알펜시아 스키점프대의 경우 올림픽과 패럴림픽이 끝나는 기간이 내년 3월 18일이어서 힘들다. K리그는 3월 초 개막한다.

구단 관계자는 “6월 강릉시에 공문을 보내 사용 여부를 물었고 7월 중에 답변이 왔다”며 “올림픽이 끝나면 가능 여부를 밝히겠다는 내용이었다. 구단은 내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개최 등과 관련해 가이드라인을 제출해야 한다. 현재 강원도내 여러 시ㆍ군과 광범위하게 협의하는 중이고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조심스러워했다.

알펜시아 경기장에서 만난 고정배 강원 단장은 “강릉이 여건이 안 된다고 해 도내 18개 시ㆍ군 모두와 이전 협의를 벌이고 있다. 일단 전부 공문을 보냈고 얼마나 지원을 해주냐도 따져봐야 한다. 우리는 도민 구단으로 도내 시ㆍ군의 지원을 받고 홍보하는 역할을 한다”면서 “정해진 것은 아무것도 없지만 규모 면에서 강릉이 안 되면 아무래도 춘천이나 원주가 유력하지 않겠나”고 확인했다.

평창의 실패를 교훈 삼아 가장 중요한 요소로 꼽는 것이 접근성이다. 접근성이 개선되면 성적에 비례한 관중 동원을 기대할 수 있다. 고 단장은 “첫 번째 고려 사항이 접근성이고 두 번째는 한국프로축구연맹에서 제시한 시설 기준에 부합하는 곳이다. 그런 면에서 원주는 나이트(야간) 시설이 조금 부족한 걸로 파악하고 있다. 중순에 계속 일을 진행해서 이번 달 말이면 어느 정도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고 전했다.

평창=정재호 기자 kemp@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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