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6개월 징역형 선고 받아
올해 광주인권상을 수상한 태국의 학생운동가가 왕실모독 혐의로 유죄를 선고받아 실형을 살게 됐다. 16일 태국 현지 언론에 따르면 태국 동부 콘깬 지방법원은 왕실을 모독한 혐의로 기소된 학생운동가 자투팟 분팟타라락사(26)에 대해 유죄를 확정하고 2년6개월의 징역형을 선고했다.
학생운동 단체 '다오딘(Dao Din)' 회원으로 활동해온 그는 지난해 12월 왕실모독 논란을 일으킨 BBC타이의 국왕 관련 기사를 페이스북에 공유했다는 이유로 체포됐다가 석방됐으며, 이후 또다시 페이스북에 올린 글이 문제가 돼 구금상태로 재판을 받아왔다.
앞서 법원은 혐의를 부인하는 그에게 5년 형을 선고했지만 자투팟이 혐의를 인정하자 유죄 확정과 동시에 형량을 절반으로 줄였다. 태국 인권변호사협회에 따르면 법원은 자투팟에 대한 보석신청을 12차례나 기각했다. 또 자투팟 측은 항소심에서도 무죄가 선고되거나 형량이 줄어들 가능성이 적다는 판단에 따라 혐의를 인정하고 형량을 감경받는 선택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콘깬대 법학부 학생인 자투팟은 2014년 11월 다오딘 회원들과 함께 대중연설을 하던 태국 군부 지도자 쁘라윳 찬오차 총리에게 군부에 대한 저항의 의미로 영화 ‘헝거게임’에 등장하는 '세 손가락 경례'를 했다. 이 사건으로 그는 태국내에서 엄청난 반향을 일으켰다.
2015년부터 반군부 학생운동을 주도했고, 이후 쿠데타에 대항하는 태국 민주화운동의 핵심인물로 부상했다. 지난해 8월 개헌 국민투표를 앞두고 군부에 저항하는 단체인 '신민주운동'이 제작한 개헌안 관련 유인물을 살포한 혐의로 체포됐다가 보석으로 풀려나기도 했다.
앞서 5ㆍ18기념재단은 올해 광주 인권상 수상자로 자투팟을 선정하고 지난 5월 시상했지만, 구금 중이던 그는 시상식에 참석하지 못했고 아버지가 대신 수상했다. 상은 5ㆍ18기념재단이 광주민주화운동 정신을 기리기 위해 2000년 제정했다.
호찌민=정민승 특파원 ms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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