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대 연예인은 많이 있지만 스크린에서 볼 수 있는 배우는 많지 않다. 한국영화의 대부분은 베테랑 중년 배우들이 주연으로 활약하기 때문에 20대는 조연으로 얼굴을 내비치는데 그치곤 한다. 20대의 주연작이 만들어진다고 하더라도 중저 예산으로 만들어져 작은 시장에 내보내는 경우가 많다. 이런 상황에서 20대 배우가 눈에 띄는 것은 너무나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배우 강하늘은 이중 손에 꼽히는 젊은 배우다. 드라마, 예능프로그램도 구별 없이 자주 얼굴을 드러내지만 영화에서는 또래 중 독보적인 위치다. 2016년부터 2017년까지 최근 2년만 보더라도 개봉예정작인 ‘기억의 밤’을 포함해서 ‘동주’ ‘좋아해줘’ ‘재심’ ‘청년경찰’ 등 주연작만 5작품이다.
강하늘은 “장르를 가리는 건 아니다. 좋은 작품이 있으면 선택을 한다”라며 “나는 다루기 쉽다. 항상 웃는 스타일이라 지금까지 불편해 하는 사람은 없는 것 같다. 외모적으로 봤을 때도 부담스럽게 잘 생긴 것도 아니고 지나치게 못생긴 것도 아니라 편안함을 주는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주로 그의 작품은 겨울이나 겨울에서 봄으로 넘어가는 시기에 개봉을 했다. 여름 개봉은 ‘청년경찰’이 처음이다. 최고 작품들만 골라서 이 시기에 개봉시키는 것이기 때문에 어깨가 으쓱해질 법도 하지만 강하늘은 “특별한 생각을 하진 않았다. 하나하나에 일희일비 하고 싶지 않다. 이런 것에 의미를 두기 시작하면 조그만 것을 놓치게 된다”라고 덤덤하게 말했다.
그래서 강하늘은 대중들이 자신을 하나의 이미지로 바라보는 것을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대신 그는 “작품보다, 역할보다 튀고 싶지 않다. 편안한 성격과 얼굴이 조금이나마 도움 되는 것 같다. 그것을 넘어서려고 하는 순간 삐그덕거릴 것이다. 나는 작품 안에 있고 싶다. 나를 어떻게 봐주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그저 그 역할처럼 보였으면 좋겠다”라고 털어놨다.
강하늘의 연기관이나 인생관은 함께 하는 사람에 대한 배려가 넘쳤다. 어떤 과정을 거쳐 내린 결론이냐는 질문에 그는 “처음 연기를 할 때부터 배운 것이다. 사실 연기자가 하는 일은 단순하다. 구연동화를 한다고 생각하면 된다. 글로 만들어진 것을 사람들에게 조금 더 편하게 전달하는 것이다. 구연동화를 할 때 사람 자체만 보면 의미가 없다. 작품과 스토리가 먼저다”라고 답했다.

대중들은 ‘강하늘’을 생각했을 때 ‘미담제조기’란 이미지를 떠올린다. 강하늘이 ‘강하늘’을 생각하면 무엇이 떠오를까. 세상에서 자신이 살고 있는 현실에 100퍼센트 만족하는 사람은 많지 않을 테지만, 강하늘은 자신의 ‘지금 이 순간’에 만족하는 삶을 살아가고 있다고 이야기 했다.
그는 “나는 편하게 살고 있는 사람이다. 불편한 것이 없다. 그런데 그게 제일 잘 사는 방법인 것 같다. 나는 한 시간 전엔 그때가 제일 즐거웠고, 지금은 지금이 가장 즐겁다”라며 “책에서 읽은 말인데, 어떤 사람들은 지금 이 순간을 미래를 위한 수단으로 살아간다고 하더라. 오늘은 내일을 위해, 내일은 그 다음날을 위해 사용하는 거다. 그럼 끝이 없다. 나는 그렇게 살지 않으려고 한다”라고 자신의 소신을 전했다.
이런 강하늘은 현재 인생의 터닝 포인트를 앞두고 있다. 내달 11일 군 입대를 하는 것. 많은 연예인들이 서른을 꽉 채워서 군대를 가는 것과 다르게 1990년생인 그가 입대 소식을 전해 많은 관심이 쏠리기도 했다. 게다가 힘들기로 소문난 MC승무헌병으로 자원했다는 것이 알려져 또 다른 미담을 생성했다. 그는 “지금도 늦게 가는 것이다. 내 주변 친구들 중에는 나만 남았다”라고 너스레를 떨며 웃더니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내 안의 욕심이 커지기 전에 정리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 ‘왜 벌써 가나’ 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지만 그때가 갈 시기라고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강하늘이 군대에 갔다가 사회에 나오면 스물아홉이 된다. 20대가 없어지는 것이 아쉽지는 않냐는 질문에 오히려 그는 20대보다는 서른이라는 나이를 더 중요시 여긴다고 밝혔다. 그는 “서른이 되는 게 별거 없다고 말하지만 그 별거 없음을 느껴보고 싶다. 군대 안에서 그 시기를 보내고 싶지 않다. 사회에서 느껴보고 싶다”고 이야기 했다.
이주희 기자 leejh@hankookilbo.com
[연예관련기사]
백지영, 남편 정석원 디스 "육아+살림 빼고 다 잘해"
[단독]지코, 태양 새 솔로 앨범 피처링 참여 '특급 만남'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