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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대산 일제 수탈 흔적 보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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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대산 일제 수탈 흔적 보존한다

입력
2017.08.14 1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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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공원관리공단 지표조사 추진

화전민터ㆍ지명 등 수탈 역사 보존 목적

강원 오대산국립공원 내 선재길에 10m 가량 남아 있는 목차레일. 일제 강점기 당시 오대산의 목재를 수탈하기 위해 사용됐다. 국립공원관리공단 제공
강원 오대산국립공원 내 선재길에 10m 가량 남아 있는 목차레일. 일제 강점기 당시 오대산의 목재를 수탈하기 위해 사용됐다. 국립공원관리공단 제공

환경부 산하 국립공원관리공단은 광복 72주년을 맞아 일제강점기 시절 강원 오대산 일대에서 자행됐던 일제의 수탈 흔적을 일부 확인하고, 이를 보존하기 위한 지표 조사를 추진한다고 14일 밝혔다. 지표 조사란 지표 또는 수중에 노출된 유물이나 유적에 대해 역사ㆍ민속ㆍ지질 및 자연환경에 관한 문헌조사와 현장조사를 진행하는 것을 말한다.

공단에 따르면 일제는 과거 오대산 일대 월정사ㆍ상원사 부근에 목재 및 노동력 착취를 위해 화전민 마을을 조성했으며 현재도 약 50여개의 가옥터가 남아 있다.

오대산국립공원 내 일부 지명에도 수탈의 흔적이 묻어있다. 평창군 오대천 상류의 ‘보메기’는 계곡의 보를 막고 목재를 쌓아 놓은 뒤 빗물을 모아 한꺼번에 터뜨리는 방식으로 목재를 이동시킨 데서 유래했다. 보메기에서 남쪽으로 0.8㎞ 떨어진 ‘회사거리’ 역시 조선총독부 산하 목재회사가 있던 자리에서 유래한 지명이다. 오대산 선재길 일대에는 목재 반출용 수레를 위해 설치한 목차(나무짐칸) 레일도 10m가량이 남아있다.

오대산국립공원사무소는 지표 조사 내용을 토대로 수탈 흔적에 대한 현황도를 작성하는 한편 화전민 터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 방안을 세운 후 발굴ㆍ복원사업 등의 방향을 결정할 계획이다. 정정권 오대산국립공원사무소장은 “오대산 화전민 터 조사는 세월이 많이 흘러 사라져가는 일제의 수탈흔적을 발굴ㆍ보존하려는 것”이라며 “시대의 아픔과 치욕을 잊기보다 뚜렷하게 기억하는 것이 후세를 위해 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조원일 기자 callme11@hankookilbo.com

오대산 국립공원에 있는 ‘회사거리’. 오대산에서 이송된 목재를 가공했던 조선총독부 산하 목재회사가 있던 자리에서 유래한 지명이다.
오대산 국립공원에 있는 ‘회사거리’. 오대산에서 이송된 목재를 가공했던 조선총독부 산하 목재회사가 있던 자리에서 유래한 지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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