괌 관광국 “20년來 최다 방문”
재난수칙 배포… 주민들은 불안
북한의 ‘포위 사격’ 엄포에도 불구하고 태평양 서부에 있는 미국령 섬 괌을 향하는 여름 피서객의 행렬은 줄지 않고 있다.
14일 AP통신에 따르면 괌을 둘러싸고 미국과 북한이 대치하고 있지만 괌을 방문한 일본인 관광객들은 동요하지 않고 있다. 남편 및 두 자녀와 함께 괌을 찾은 쓰치야 치호(40)씨는 “일본이나 한국도 (북한의) 위협을 받는 것은 마찬가지기에 집에 있는 것과 큰 차이가 없다”고 말했고 기쿠치 켄지(39)씨도 “미사일은 괌 육지가 아닌 인근 해역에 떨어진다는 현지 보도가 있었다”며 예정대로 15일까지 괌에 머물겠다고 말했다.
한국의 주요 여행사도 북한의 괌 위협 발언에 따른 영향은 거의 없다고 보고 있다. 모두투어의 원형진 홍보팀 차장은 “테러나 천재지변이 발생하면 일반적으로 곧바로 반응이 오는데 괌의 경우는 그런 분위기가 거의 없다”고 말했다. 하나투어의 정기윤 홍보팀장도 “본사에 불안감에 따른 문의나 취소는 거의 없었다”라며 “괌 여행 예약자는 전년 대비 8월은 25%, 9월은 24% 증가했다”고 밝혔다. 안토니오 무나 괌 관광국 부국장은 AP통신에 “최근 한국에서 괌으로 향하는 저가항공 노선 5개가 새로 개설돼 올해 괌에는 근 20년간 가장 많은 여행객이 방문하고 있다”고 말했다.
괌은 전체인구가 16만명에 불과하지만 지난해에만 관광객 150만명이 찾았으며 이 중 90%가 일본 또는 한국에서 온 방문객이다. 전체 괌 인구의 3분의 1은 이들을 맞는 관광업에 종사하고 있다. 때문에 괌 관광국은 에디 칼보 준주지사와 국방 관계자를 인용해 “괌은 안전하다”는 점을 연일 강조하며 방문객을 안심시키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11일 칼보 지사에게 전화를 걸어 “당신은 안전하다”라며 “세계의 관심을 끌었으니 관광 수입이 10배로 뛸 것”이라고 농담하기도 했다.
그러나 괌은 앤더슨 공군기지와 괌 해군기지가 자리한 미군의 전략적 요충지기도 하다. 미국 언론에 따르면 북한이 괌을 표적으로 삼아 구체적인 작전 계획을 명시하고 당국은 재난행동수칙을 배포하면서 현지 주민들 사이에는 다소 불안감이 일고 있다. 괌 언론인 퍼시픽데일리뉴스의 데이나 윌리엄스 기자는 11일 일간지 USA투데이 기고문에 “불안 속에서도 삶을 영위할 수밖에 없다. 북한은 우리가 통제할 수 있는 변수가 아니다”고 적었다.
인현우 기자 inhyw@hankookilbo.com
최흥수 기자 choiss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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