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대북 타격 염두에 뒀을 수도
“괌 포위사격 전조” 분석도 나와
북미 간 군사적 위협의 수위가 최고조에 이른 가운데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공개 활동이 13일로 2주째 외부로 알려지지 않고 있다. 괌 포위사격이라는 특대형 도발을 앞둔 의도적 잠행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김정은은 지난달 31일 북한 매체에 모습을 드러낸 뒤 자취를 감췄다. 조선중앙통신은 당시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와 중앙군사위원회가 ‘화성-14형’ 2차 시험발사 성공을 경축하기 위해 지난달 30일 마련한 연회에 김정은이 참석했다고 보도했다. 이후 김정은의 행보는 북한 매체에서 사라졌으며, 그 사이 북한 김락겸 전략군사령관은 9일 “8월 중순까지 괌도 포위사격 방안을 최종 완성해 공화국 핵무력의 총사령관(김정은) 동지께 보고 드리고 발사대기 태세에서 명령을 기다릴 것”이라고 밝혔다.
김정은이 전례 없는 대미 위협전 뒤로 숨은 것은 미국의 대북타격 가능성을 염두에 둔 행보일 수 있다. 미국에서 레짐체인지나 참수작전이 거론되고 있는 마당에 김정은이 동선을 노출시킬 이유는 없기 때문이다. 미국은 실제 지난달 30일 B-1B 전략폭격기 편대를 한반도에 전개한 데 이어 9일만인 이달 8일 또다시 B-1B 편대를 출격시키며 대북 위력 시위 빈도를 높이고 있다.
북한의 전략도발에 앞서 김정은이 자취를 감춰온 전례가 종종 있었던 점에 비춰 이번에도 북한의 괌 포위 사격 도발의 전조라는 분석도 나온다. 북한은 6월20일 김정은이 치과위생용품공장을 시찰했다고 보도했다. 북한은 이로부터 2주뒤인 7월4일 김정은이 참관한 가운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4형 1차 시험발사를 감행했다. 1차 발사 뒤 김정은은 다시 2주 간 공개 활동을 보이지 않다가 다시 2주 뒤인 지난달 27일 정전협정 체결 64주년 행사에 참석한 뒤 바로 그 다음날 화성-14형 2차 시험발사를 참관했다.
한편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2일 “전쟁 광기를 부리고 있는 미제에 대한 분노와 천백 배의 보복의지를 폭발시키며 전민이 조국결사 수호의 성전에 총궐기해 나서고 있다”며 “(북한 주민) 347만5,000명이 인민군 입대와 복대(재입대)를 탄원했다”고 주장했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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