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일정으로 방한한 조지프 던포드 미 합동참모본부 의장의 입에 동북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북한과 미국 간 전례없이 높은 군사적 위협이 오가는 와중이어서 현 상황에 대한 미국의 인식과 대응이 던포드 의장의 이번 방한을 통해 드러날 전망이기 때문이다.
군 당국에 따르면, 한중일 3국 순방 차 13일 경기 오산 공군기지를 통해 방한한 던포드 의장은 방한 기간 송영무 국방부 장관과 이순진 합참의장을 만나 한미 연합방위태세를 함께 점검할 계획이다. 특히 양측은 중장거리 탄도미사일 ‘화성-12형’을 4발을 발사해 미국 영토인 괌을 포위 사격 가능성을 천명한 북한 동향과 대응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던포드 의장은 문재인 대통령도 예방한다. 북한의 괌 포위 사격 예고 직후 이뤄지는 문 대통령과 미국 군 최고 수뇌부 간 만남으로 북한의 전례 없는 대미 군사적 위협의 의도와 실제 북한이 도발을 감행할 가능성에 대한 의견이 오갈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괌 포위 사격 예고 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기류는 일단 군사적 옵션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 강경 대응에 방점이 찍혀있다. 8일(현지시간) “화염과 분노(fire and fury)에 직면할 것”이라고 말했던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위협 수위가 구체화되자 11일 트위터를 통해 “군사적 해결책이 완전히 준비됐고 (미군의 무기들은) 장전됐다(locked and loaded)”며 노골적으로 군사적 대응 의지를 공식화했다.
때문에 던포드 의장도 이 같은 강경한 기류를 이어받아 방한 기간 중 재차 군사적 옵션을 강조하는 메시지를 내놓을 수도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북한의 도발 의지를 꺾기 위해선 군사옵션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허풍이 아님을 강조할 필요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미는 미 합참의장이 군사적 대응 방안을 구체적으로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 도발에 대한 한미 차원의 단호한 대응 의지를 밝히는 것과 북한을 필요 이상으로 자극하는 것은 다른 차원이라는 판단에서다. 정부 소식통은 “강력하고 원칙적인 대북 경고 메시지가 발신될 것이지만 한미가 최근 분위기를 고조시키는 메시지를 내는 것은 냉정하게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지나치게 고조된 최근 긴장감을 낮추고 상황 관리 모드로의 전환도 모색해야 한다는 뜻이다.
던포드 의장은 방한 일정을 마치고 14일 중국을 방문해 중국 군 지도자들과도 회동할 것으로 전해졌다.
조영빈 기자 peoplepeopl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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