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절벽 심화’ 서울 아파트시장 분위기
견본주택 방문자도 절반 급감
“매수ㆍ매도 문의 모두 실종됐다. 급매물도 거래가 안 된다.”(서울 강남구 개포주공아파트 인근 A공인중개사무소 대표)
“조만간 정비계획안이 통과될 거란 기대감이 큰데도 급매물 정도만 소화되는 분위기다.”(서울 송파구 잠실주공5단지 인근 B공인중개사무소 대표)
8ㆍ2대책 발표 후 서울 아파트 시장은 강남권 재건축 시장을 중심으로 거래절벽이 현실화하고 있다. 13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이달 7일 12억5,000만원이던 개포주공4단지 전용면적 50㎡의 호가는 12일 12억원으로 불과 5일 사이 5,000만원이나 떨어졌다. 지난 6월 재건축 최종 단계인 관리처분계획인가를 받아 내년 부활 예정인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를 피할 수 있게 됐는데도, 거래 없이 호가만 낮아지고 있다. 또 다른 재건축 단지인 잠실주공5단지의 전용면적 76㎡도 최근 14억5,000만원 안팎에 거래된 두 건 외엔 거래가 끊겼다. 8ㆍ2대책 발표 전까지만 해도 이 아파트의 호가는 15억7,000만원까지 올랐었다.
견본주택 관람 인파도 급감 추세다. 서울 마포구 재개발단지인 공덕 SK리더스뷰 견본주택엔 11일 개관 이후 이날까지 사흘간 1만4,700명이 다녀갔다. 8ㆍ2대책 발표 직전 개관 후 3일간 서울의 다른 견본주택의 평균 방문객 수가 3만명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절반 이상 줄었다. 허명 부천대 부동산유통과 교수는 “올해 하반기까지 집값 하락세가 이어지고, 거래 역시 움츠러들 것”이라고 전망했다.
8ㆍ2대책으로 강화된 대출규제를 둘러싼 잡음도 끊이지 않고 있다. 당초 정부는 8ㆍ2대책 발표 다음날인 3일 이후 입주자모집공고를 낸 사업장부터 강화된 대출 규제를 적용할 방침이라고 했었다. 이에 따라 투기과열지구ㆍ투기지역에선 주택담보인정비율(LTV)ㆍ총부채상환비율(DTI) 한도가 일괄 40%로 제한된다.
그러나 금융위원회가 지난 7일 8ㆍ2대책 발표 이전에 분양했어도 투기과열지구ㆍ투기지역 다주택자에겐 강화된 대출기준을 적용하겠다고 밝히면서 8ㆍ2대책 전에 분양계약을 마친 청약자들의 불만이 커지는 상황이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주택구매에선 대출이 관건인데, 대책을 내놓기 전 좀 더 꼼꼼하게 살폈어야 한다”고 말했다.
변태섭 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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