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인비(29ㆍKB금융그룹)가 국내 대회 첫 승의 기회를 또 다음으로 미루게 됐다.
박인비는 13일 제주 오라컨트리클럽(파72ㆍ6,545야드)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제주 삼다수 마스터스 최종 3라운드에서 버디는 1개에 그쳤고 보기 4개와 더블보기 1개를 범해 5오버파 77타로 부진했다. 2라운드까지 2언더파를 기록, 가까스로 컷을 통과한 박인비는 최종합계 3오버파 219타로 공동 56위에 그쳤다. 62명 가운데 박인비보다 뒤처진 선수는 2명에 불과할 정도로 최하위권이다.
박인비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메이저 7승을 포함해 총 18승을 거두고 올림픽 금메달까지 차지해 ‘커리어 골든 그랜드슬램’을 달성, 명실 공히 세계여자골프 최정상급이지만, 국내대회에서는 유독 우승과 인연이 없었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는 “차라리 부담감을 팍팍 가지겠다”며 17전 18기를 다짐했지만 극심한 샷 난조로 또 다시 체면을 구겼다. 박인비는 경기를 마친 뒤 “퍼트도 안 되고 샷도 안 됐다”며 “퍼트가 안 되는 게 생각이 안 날 정도로 샷이 엉망이었다”고 자책했다. 이어 “미국 가기 전에 샷감을 찾아 자신감을 얻으려고 했는데 1ㆍ2라운드에서와 달리 이번 라운드에서 샷이 너무 안 됐다”며 “경기 결과보다 그 부분이 아쉽다”고 말했다. 일주일간 국내에서 더 휴식을 취한 뒤 미국으로 떠나 캐네디언 퍼시픽 위민스 오픈에 출전하는 박인비는 오는 10월 KB금융 스타챔피언십에서 다시 국내대회 우승에 도전한다.
한편 이날 보기 없이 버디만 6개를 잡아 최종 17언더파 199타를 친 고진영(22ㆍ하이트진로)은 시즌 첫 우승을 신고했다.
고진영은 1라운드를 5언더파 공동8위로 마감하고 2라운드 전반에서도 보기 2개를 범하며우승권에서 멀어지는 듯 했다. 하지만 후반 11~18번홀 연속 버디로 KLPGA최다 연속 버디 타이기록을 세우며 단숨에 공동 2위로 치고 올라 1ㆍ2라운드 선두 오지현(21ㆍKB금융그룹)을 위협했다. 이날 3라운드를 버디로 시작한 고진영은 오지현이 2번홀에서 보기를 범하는 사이 단독 선두로 치고 올라갔다. 고진영은 후반에도 거침없이 버디를 추가하며 경쟁자들을 따돌리고 우승컵을 거머쥐었다. 우승 상금으로 1억2,000만원을 추가, 상금 랭킹도 20위에서 11위로 뛰어올랐다.
13언더파 203타를 친 김해림(28ㆍ롯데)이 단독 2위로 마쳤고, 이정은(21ㆍ토니모리)과 이승현(26ㆍNH투자증권)은 12언더파로 공동 3위 그룹을 형성했다. 1ㆍ2라운드 연속으로 선두를 지켰던 오지현은 이날 보기 5개를 기록하며 공동 11위로 추락했다.
박진만 기자 bpb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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