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해 청룡기 우승팀 배명고는 12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봉황대기 1회전에서 2015년 창단한 ‘복병’ 영선고를 만났다. 김경섭 배명고 감독은 경기 전 “청룡기 대회 후 오래 쉬어 타자들의 타격감이 걱정된다”며 “상대 선발도 만만치 않은 투수”라고 우려했다.
실제 배명고는 고전했다. 영선고 에이스 윤산흠(3년)에게 꽁꽁 묶였고, 1회말에는 아찔한 실점 위기를 맞기도 했다. 하지만 1번 2루수로 선발 출전한 염민욱(3년)이 공수에 걸쳐 해결사로 나섰다. 0-0으로 맞선 1회말 수비 때 1사 만루에서 염민욱은 상대 타자 최미르의 중견수 쪽으로 빠지는 타구를 몸을 던져 잡아낸 뒤 빠르게 유격수에게 연결해 1루 주자를 아웃 시켰고, 유격수가 1루에 던져 타자 주자까지 잡는 병살타로 완성했다.
자칫 선취점을 내주고 끌려갈 뻔한 상황에서 염민욱의 호수비로 배명고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공격에서 염민욱은 5회초에 영선고 선발 윤산흠의 노히트 투구를 깨는 1타점 2루타를 쳤다. 0-0으로 맞선 5회초 공격 2사 2ㆍ3루에서 9번 성민종의 스트라이크아웃 낫아웃 때 상대 포수의 송구를 1루수가 잡지 못한 사이 3루 주자가 홈을 밟아 1점을 먼저 냈다. 계속된 기회에서 염민욱은 투 볼의 유리한 볼 카운트에서 3구째를 받아 쳐 좌익수 왼쪽으로 빠지는 1타점 적시 2루타를 날렸다. 이 안타로 연산흠의 노히트를 깨면서 강판시켰다.
염민욱의 천금 같은 수비와 결정적인 2루타 한 방에 힘입은 배명고는 영선고를 7-2로 눌렀다. 김경섭 감독은 “(염)민욱이가 정말 큰 수비를 했다”면서 “방망이도 간결하게 잘 치고 발도 빠른 재간둥이”라고 칭찬했다.
염민욱은 “직구가 들어오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노렸던 공이 들어와 제대로 된 타이밍에 맞았다”고 밝혔다. 또 김 감독이 극찬했던 1회 수비에 대해선 “이걸 놓치면 ‘어렵게 풀어가겠구나’라는 생각으로 간절하게 잡았다”며 웃은 뒤 “연습 때 했던 플레이가 몸으로 반응했다”고 설명했다.
한화 2루수 정근우처럼 남들한테 야무지게 야구한다는 소리를 듣고 싶다는 염민욱은 “청룡기에서 타격상을 놓쳐 너무 아쉬웠다. 타율은 5할로 최현준(서울고)과 같았지만 타석 수에서 밀렸다”며 “봉황대기에서 개인상을 받아 아쉬움을 풀고, 팀도 올해 2관왕으로 마무리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김지섭기자 oni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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