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애초 계획대로 이르면 다음주 선택약정 요금할인율을 20%에서 25%로 올리는 내용의 행정처분을 내린다.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이동통신 3사는 처분 내용을 살펴본 뒤 행정소송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라, 다음주가 이통 3사와 통신 당국 간 갈등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11일 이통업계에 따르면 과기정통부는 9월 1일 자로 요금할인율을 5%포인트 올리는 행정처분을 다음주쯤 내릴 계획이다. 이통 3사는 지난 9일 과기정통부에 의견서를 내 “할인율 상향에 법적 근거가 빈약하다”고 주장하며 근거를 조목조목 제시했지만, 정부 강행 의지에는 변함이 없다. 유영민 과기정통부 장관은 전날 “우리가 가야 할 길이 있으니 계속해서 그 길을 향해 갈 것”이라며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와 별개로 이통사들은 이날까지 요금제 담합 의혹과 관련한 공정거래위원회의 현장 조사를 받았다. 공정위 카르텔조사국 직원들은 9일부터 이통 3사 본사를 찾아 통신 요금과 디바이스, 전략기획, 재무 등 부서에 요금, 휴대폰 출고가와 관련한 서류를 요청하거나, 직원들의 컴퓨터 파일을 직접 들여다본 것으로 알려졌다. 이메일 등을 통한 추가 자료 제출도 요구했다. 이통사 관계자는 “담당 부서 직원들이 자료를 정리, 출력하고 전달하기 위해 뛰어다니는 등 내내 분주한 모습이었다”고 말했다.
정부의 전방위 압박에 위축되기는 했지만 이통 3사가 행정소송을 제기할 가능성은 여전하다. 이미 대형로펌 법률 검토를 통해 “법적으로 다퉈볼 만하다”는 결론을 내린 이통 3사는 행정처분을 받는 대로 소송 여부를 확정할 계획이다.
하지만 과기정통부로서는 새 장관 취임 직후 이통 3사와 법정 다툼을 벌이는 건 모양새가 좋지 않고, 이통 3사도 자신들의 생살여탈권을 쥔 정부에 맞서는 게 부담이라 극적 협상을 이룰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25% 요금할인을 선택약정에 새로 가입하는 사람에게만 적용하는 방안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서희 기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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