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괌 타격” 위협 속 연일 군중집회
“판가리 결전 시작” 도발 가능성 높아
한미 안보실장 통화, 양국 공조 재확인
軍 지휘관도 회의… 뒷북대응 지적도
북한이 괌 포위사격을 예고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점차 수위를 높이며 맞대응을 경고하고 나섰다. 연일 말폭탄을 쏟아내던 북한은 대규모 군중집회에서 결사항전을 외치며 내부결속을 강화하고 있다. 한미가 북한의 행보를 예의주시하며 공동대응을 모색하고 있으며 중국과 일본도 긴장을 끈을 늦추지 않고 극한대결로 치닫는 한반도 위기상황을 주목하고 있다.
북한의 도발로 촉발될 한반도 위기는 21일 시작하는 한미 군사연습 을지프리덤가디언(UFG)을 앞두고 향후 열흘이 최대고비로 꼽힌다. 김락겸 북한 전략군사령관이 “괌 포위사격 방안을 완성해 총사령관에게 보고하겠다”고 밝힌 시점인 8월 중순과 맞물린다. 9일 요코스카(橫須賀) 기지로 복귀한 로널드 레이건 항공모함을 비롯해 미군 전력은 속속 한반도 투입을 준비하고 있다. 이에 청와대는 백악관과 보조를 맞추고 우리 군은 잇따라 지휘부 회의를 열며 뒤늦게 대책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북한은 연일 대규모 집회를 선전하며 주민들의 대미 항전의지를 끌어 올렸다. 노동신문은 11일 “판가리 결전은 시작되었다”며 “조국은 천만 군민 모두를 전민 총결사전으로 부르고 있다”고 주장했다. 노동신문은 전날에 이어 이틀째 1면부터 4개 면에 걸쳐 평양에서 열린 정부성명 지지 군인, 군무자 집회 소식을 전하며 20여장의 사진을 실었다. 북한은 화성-12형 미사일로 괌을 포위사격하는 장면을 주민들에게 공개할 것이라고 밝힌 만큼, 어떤 식으로든 실제 도발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통화하며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청와대는 “양측은 안보와 국민안전을 위한 단계별 조치를 긴밀하게 공조하기로 재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서는 정 실장과 맥매스터 보좌관이 북한의 괌 포위사격 도발이 나온 9일 이후 이틀 만에 통화에 나선 것은 안이한 대응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지만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양국은 수시로 면밀하게 소통하고 있다"고 진화했다.
군 당국은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전군주요지휘관회의를, 이순진 합참의장이 작전지휘관회의를 잇따라 주재하며 대비태세를 점검했다. 이에 대해서도 전날 청와대에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가 열린 데 이어 뒷북대응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물론 북한의 주장대로 이달 중순까지 괌 포위사격 방안을 완성하더라도 김정은 노동당위원장이 곧바로 타격 지시를 내릴지는 장담할 수 없다. 일부 전문가들은 오히려 “김 위원장의 결정을 강조한 것은 최대한의 위협으로 압박하면서 미국의 태도를 지켜보겠다는 속셈이 깔려 있다”고 지적했다.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는 “북한은 올 하반기 도발 카드를 결코 포기하지 않겠지만, 미국의 대응 여하에 따라 김 위원장의 통 큰 결단으로 대화에 나서는 구도를 만들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김광수 기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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