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은 우리를 콩고로 돌려보내려고 해요. 우리는 원치 않지만. 더 나은 삶을 위해 캐나다로 왔어요.” 미 포틀랜드에 살다가 가족과 캐나다를 찾은 콩고 출신의 어린 소녀 레나 쿤자(10)는 말했다.
최근 미국에서 캐나다 국경을 넘는 사람들이 더욱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도널드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불법 이민자 추방 정책들이 가시화 되기 때문이다.
캐나다로 향하는 이들은 상당수 아이티 출신이다. 2010년 지진으로 당시 6만 명의 아이티인들이 미국에서 임시보호대상자 자격을 얻었으나 올해 만료가 되고, 트럼프 정부는 더 이상 연장하지 않겠다고 했다.
미국을 떠나 캐나다로 들어온 난민은 지난해 7월 한 달간 180명이던 숫자가 올해는 1174명으로 6배를 넘어섰다. 2015년 유럽을 강타했던 난민 위기를 지켜 본 캐나다 국민들은 난민 유입에 찬성하는 사람과 반대하는 사람으로 나뉘었다.
지금도 내전으로 불안한 조국을 등지고 시리아와 모로코 등 아프리카 난민들은 육로와 해로를 통해 이탈리아와 스페인 등 유럽을 향해 떠나고 있다. 최근 감시가 심해지자 밀입국 브로커들이 예멘으로 가던 아프리카 난민 280명을 바다에 버리는 끔찍한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남미의 베네수엘라 국민들은 대통령의 독재와 반정부 시위로 나라가 극심한 혼란 속에 빠지자 생계를 위해 콜롬비아로 출퇴근하는 현상도 벌어지고 있다.
세계 곳곳에서 오랜 내전과 정국 불안, 정치환경의 변화 등 여러 이유로 삶의 터전을 포기하고 생명을 위협당하는 불안한 현실을 벗어나 실낱 같은 희망의 끈을 잡기 위해 국경을 넘는 사람들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인간답게 살기 위해, 조금 더 안정적인 생활을 꿈꾸며 오늘도 국경을 넘는 사람들이 있다.
홍인기 기자
정리=박주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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