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이 두 명의 축구대표팀 선수에게 기어이 철퇴를 내리면서 2018년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모아진다.
이란 체육ㆍ청소년부의 모하마드레자 다바르자니 차관은 10일(한국시간) 이스라엘 프로축구팀과 경기에 출전한 마수드 쇼자에이(33)와 에산 하지사피(27)를 국가대표에서 제외한다고 밝혔다. 그리스 파니오니오스FC 소속인 두 선수는 지난 3일 그리스 아테네에서 열린 이스라엘 마카비 텔아비브와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3차 예선 2차전에 뛴 게 화근이 됐다. 다바르자니 차관은 국영 IRIB 방송과 인터뷰에서 “이란은 (1979년 이슬람혁명 이후) 38년간 아무리 중요한 대회라도 이스라엘과 스포츠 경기를 한 적이 없다. 두 선수는 조국보다 돈을 주는 클럽을 우선해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다. 이란 국민은 이를 용인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오는 3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이란과 월드컵 최종예선 9차전을 치르는 한국 입장에서는 호재다.
쇼자에이는 과거 스페인 프로축구 오사수나에서도 활약한 적 있는 이란의 간판이고 하지사피 또한 지난해 10월 테헤란에서 벌어진 한국과 최종예선 4차전에서 풀 타임을 뛴 주축 선수다. 물론 이란은 이미 러시아 월드컵 진출을 확정한 상황이라 당장은 큰 타격이 없다,
문제는 정치나 종교가 축구에 개입하는 걸 엄격히 금지하고 있는 국제축구연맹(FIFA)의 징계다.
FIFA는 지난해 4월에도 쿠웨이트 정부가 체육단체에 행정 개입이 가능하도록 법을 개정한 것이 잘못됐다며 쿠웨이트 축구협회에 자격정지 징계를 내린 적이 있다. 이로 인해 한국-쿠웨이트의 월드컵 2차 예선은 열리지 않았고 경기는 한국의 몰수승(3-0) 처리됐다.
이란의 경우 명백한 정치 개입으로 쿠웨이트 사례보다 훨씬 엄중한 징계가 불가피해 보인다.
한국-이란전이 취소되고 한국의 몰수승이 선언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반면 경기가 얼마 남지 않아 최종예선이 다 끝난 뒤에나 FIFA가 징계를 내릴 거란 예측도 있다.
윤태석 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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