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을 모아 마련한 상가 건물을 기부하고 싶습니다.”
지난해 11월 부산사회복지공동모금회로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부산 남구에 거주하고 있다는 김모(69ㆍ여)씨는 “평생 모은 돈으로 마련한 상가가 있어 임대 수익으로 살아가고 있다”며 “내가 죽으면 이 건물을 어려운 이웃을 위해 쓰고 싶다”고 전 재산 기부의사를 밝혔다.
그리고 약 한 달 뒤인 12월, 몸이 좋지 않았던 김씨는 세상을 떠나며 부동산을 기부했다.
김씨가 사망했을 당시 유산을 물려받을 수 있는 직계가족은 없었다. 공동모금회는 김씨의 마지막 길이 외롭지 않도록 장례를 치뤘으며, 고인의 뜻에 따라 부동산 매각 절차를 시작해 지난 4일 8억5,000여 만원에 건물을 매각했다.
모금회는 고인의 뜻을 존중해 수년에 걸쳐 기부액을 어려운 이웃을 위해 사용할 예정이다.
모금회 관계자는 “고인은 이러한 사실이 밖으로 알려지는 것보다 좋은 일에 제대로 쓰여 지는 것이 더 중요하다”며 “자신의 이름이 외부에 공개하는 것도 꺼렸다”고 말했다. 이어 “부산사회복지공동모금회 설립 이후 자신의 전 재산인 부동산을 모두 기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기부자의 좋은 뜻이 잘 실현돼 좋은 선례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전혜원 기자 iamjh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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