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당 5명, 물웅덩이 속 골프공 11만5,000여개 훔쳐
잠수복까지 입고 들어가… 매입업체, 세척해 되팔아
전국 골프장을 돌며 경비가 느슨한 야간을 이용해 워터해저드(물웅덩이)에 빠져있는 골프공(로스트볼)을 훔쳐 판매한 5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은 공을 빼내기 위해 잠수복를 입고 물속에 들어가거나 뜰채를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북 익산경찰서는 특수절도 혐의로 내연관계인 유모(60)ㆍ김모(60ㆍ여)씨를 불구속 입건 했다고 11일 밝혔다. 또 다른 일당 김모(37)씨 등 3명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 조사결과 유씨 등은 지난 3월부터 6월까지 익산시과 김제시 등 골프장 7곳에서 워터해저드에 빠진 골프공 11만5,000개(2,300만원 상당)를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김씨 일당은 강원도 삼척시 한 골프장에서 같은 방법으로 골프공 3,000여개를 훔치는 등 전국 골프장 13곳을 돌며 골프공 1만여개(200만원 상당)를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함께 범행을 저지르지 않았지만 서로 활동 지역을 침범하지 않는 등 암묵적인 공조가 있었으며, 훔친 골프공은 전문매입업체에 1개당 200원에 판매됐다. 이들은 골프장 등에 있는 공은 소유주가 없어 절도죄가 성립되지 않는다고 판단해 범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에게 골프공을 매입한 업체는 세척과 코팅과정을 거쳐 1개당 1,000~1,500원에 재 판매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익산시 남중동에 있는 이들의 창고에서 훔친 골프공 1만3,000여개를 압수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들이 범행 기간과 수법에 비해 범죄사실을 축소해 진술하고 있다”면서 “여죄가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경우 기자 gw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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