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성남 고등지구 공공주택 개발로 보금자리를 내줬던 소나무 한 그루가 성남시청사의 새 명물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세월호 추모 조형물, 위안부 소녀상, 유기견 행복이 등은 시청사의 상징물이 된지 오래다. 그런데 시청을 찾는 시민들을 사시사철 맞이해주는 새 식구가 더 생겼다. 성남시청 세월호 잔디밭 옆에 뿌리를 내린 ‘둥근 소나무’다.
11일 시에 따르면 이 수목은 애초 성남시 수정구 고등동 주민센터에 터를 잡고 있었다. 그러나 수정구 고등동ㆍ시흥동 일대 공공주택지구 개발 공사를 앞두고 주민센터 이전이 불가피해졌다. 철거된 빈터에 덩그러니 놓여 오갈 데 없는 처지가 된 것이다. 소나무를 초등학교 등 인근 공공시설로 임시 이전하거나 영구 기증하는 방안이 검토됐지만, 이전 시기 등 여건이 맞지 않아 좌절됐다.
소나무의 이런 사연을 안타깝게 여긴 성남시는 시청사 내 정원으로 이식하는 방안을 적극 추진, 지난해 6월 시청 공원에 뿌리 내릴 수 있도록 했다. 공무원들의 능동적인 행정이 소나무를 구한 것이다.
밑둥 지름이 45㎝ 가량인 소나무는 가지가 둥그스름한 모양으로, 균형 있게 뻗어 있어 ‘둥근 소나무’라고 불린다. 수령은 약 50년으로 추정된다. 성남시는 소나무 곁에 포토존을 설치하는 등 시민들의 발길을 이끄는 시청의 또 다른 명물로 만들 계획이다.
성남시 관계자는 “시민과 가까운 곳에 든든하게 뿌리를 내린 소나무가 오래도록 시청을 지키는 또 다른 랜드마크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유명식기자 gija@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