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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백리 고인’ 뜻 받들어 조의금 기탁한 유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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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백리 고인’ 뜻 받들어 조의금 기탁한 유족

입력
2017.08.10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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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타계한 고 이호종 전 청양군수 조의금 지정기탁

지난달 25일 타계한 고 이호종 전 청양군수. 청양군 제공
지난달 25일 타계한 고 이호종 전 청양군수. 청양군 제공

지난달 별세한 고 이호종(사진) 전 충남 청양군수의 유족이 조의금을 불우이웃을 위해 써 달라며 기탁했다. 평생 청렴하게 공직생활을 한 고인의 뜻을 받들어 이웃사랑을 실천하기 위해서다.

10일 청양군에 따르면 고인의 유족은 지난 8일 군청을 방문해 장례식 조의금 2,000만원 가운데 1,000만원을 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지정 기탁했다. 나머지 1,000만원은 고인이 처음 공직생활을 시작한 논산시에 맡겼다.

청양군은 유족의 뜻에 따라 기탁금을 독거노인, 장애인 등 어려운 이웃을 위해 사용할 계획이다.

고인은 1960년 공직에 입문해 아산군수와 서산군수, 충남도 농림국장 등을 거쳐 1991년 청양군수를 지낸 뒤 명예 퇴임했으며, 지난달 25일 타계했다.

고인은 공직자로서 강직한 청백리의 표상으로 선후배 공직자들의 존경을 받았다. 공주군청 행정계장 때는 주민이 주는 고기를 받은 부인을 나무란 뒤 고기가 썩을 때까지 집 문 앞에 걸어놓은 일화는 유명하다. 4명의 여동생들과 두 아들의 결혼식 때는 주위에 알리지 않았다. 퇴임 당시에는 전 재산이 허름한 13평짜리 집이 전부였다는 일화가 언론에 소개되기도 했다.

아들 이규학씨는 “당신이 돌아가셔도 알리지 말고, 조의금도 받지 말라고 유언을 남기셨다”며 “하지만 자식 된 도리로 차마 찾아오신 손님들을 되돌릴 수 없었고, 평소 아버님의 뜻에 따라 어려운 이웃을 돕는 일에 조의금을 쓰고 싶었다”고 말했다.

과거 고인과 함께 근무했던 청양군 전병태 주민복지실장은 “고인은 늘 주위의 모범이 되는 공무원으로 존경을 받으셨다”며 “마지막까지 사랑을 전해주셔서 감사하다. 고인의 뜻을 받들어 기탁금을 소중히 사용하겠다”고 말했다.

최두선 기자 balanced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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