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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이라크전 상황과 닮은꼴… 북한 오판 땐 선제 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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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3년 이라크전 상황과 닮은꼴… 북한 오판 땐 선제 타격

입력
2017.08.10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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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방공격은 국제법이 허용 안 해

이라크전 때도 끝까지 비난 받아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10일자 1면에 실린 김락겸 전략군 사령관 발표문과 사진. 김 사령관은 '화성-12'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 4발로 미군 기지가 있는 괌을 포위사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화성-12'는 일본의 시마네현, 히로시마현, 고치현 상공을 통과해 괌도 주변 30∼40km 해상 수역에 탄착하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연합뉴스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10일자 1면에 실린 김락겸 전략군 사령관 발표문과 사진. 김 사령관은 '화성-12'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 4발로 미군 기지가 있는 괌을 포위사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며 '화성-12'는 일본의 시마네현, 히로시마현, 고치현 상공을 통과해 괌도 주변 30∼40km 해상 수역에 탄착하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연합뉴스

당장 공격 징후가 없는데도 아예 싹을 자르기 위해 미리 적을 때리는, 이른바 ‘예방 공격’ 카드를 과연 미국이 꺼내 들까. 표적은 미국 본토에 핵탄두 미사일을 날리겠다고 위협하는 북한이다. 그러나 의심이 들고 명분이 있다 해도 서두르기가 쉽진 않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최근 미국이 보내는 대북 신호는 심상찮다. 5일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언론 인터뷰에서 “예방 전쟁을 위한 모든 옵션을 제공해야 한다”며 전쟁 불사 가능성을 시사한 데 이어, 사흘 뒤에는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에 실을 수 있는 소형 핵탄두 개발에 성공한 것으로 미 정보당국이 평가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미국이 군불을 지피고 있다면 정작 땔감은 북한이 넣고 있다. 9일 미군 기지가 있는 괌 주변을 중거리탄도미사일로 타격하겠다고 위협하더니 10일에는 비행 경로와 시간, 탄착 지점 등을 특정하고 나섰다. 고유환 동국대 북한학연구소장은 “북한이 계획대로 할 경우 섶을 지고 불로 뛰어들어 미국에 보복 명분을 주는 격”이라고 말했다.

역대로 거슬러 올라가면 미국이 비슷한 식으로 예방 공격 빌미를 찾은 적이 없지 않다. 2003년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사담 후세인 정권이 대량살상무기(WMD)를 만든다는 의혹을 부각시킨 뒤 이라크 전쟁 개전 명분으로 삼았다.

그러나 도발이 임박했다는 징후를 포착한 뒤 제한적으로 적 공격 시설을 타격하는 ‘선제 타격’과 달리 징후와 상관없이 적극 가하는 예방 공격은 국제법이 허용하지도 않는 데다 국제사회를 상대로 정당성을 주장하기도 까다롭다. 이라크전 당시 미국도 개전 핑계로 삼았던 WMD 증거를 전쟁 종료 때까지 찾지 못하면서 국제적 비난을 감수해야 했다.

공격ㆍ방어 측면에서 전쟁 채비도 아직 모자라다. 북핵 시설이 아직 완전히 식별된 상태가 아닌 데다 유사시에 전투기 등을 띄울 항공모함도 한반도 주변에 배치되지 않았다. 결정적으로 미국은 아직 한반도 내 자국민 보호 조치를 내리지 않고 있다. 김열수 성신여대 교양교육대학 교수(국제정치학)는 “지금은 북미가 서로 ‘말 폭탄’을 주고받는 시기”라면서도 “국제법이 생긴 이래 예방 전쟁이 인정된 적은 없지만 6차 핵실험이나 ICBM 발사가 실제 이뤄지면 선제 타격은 가능하다”고 말했다.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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